'전력 66배↓' 온도로 메모리 저장 기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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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66배↓' 온도로 메모리 저장 기술 등장

포스텍.충남대 연구팀 개발

  • 승인 2026-04-21 16:24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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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규 포스텍 교수


전기를 거의 쓰지 않고도 정보를 저장하고 유지하는 메모리 기술이 등장했다.

온도 변화만으로 전자의 스핀 방향을 바꾸고 전원 없이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 구현에 성공한 것이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최대 66배 이상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초저전력 메모리로 이어질 수 있어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포스텍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 통합과정 김준석 씨 연구팀이 충남대 신소재공학과 정종율 교수, 카오반 푸억 박사 연구팀과 수행한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앞속커버 논문으로 선정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력을 얼마나 줄이면서도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작은 도시 하나와 맞먹는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로운 메모리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다. 스핀트로닉스는 전자의 전하뿐만 아니라 '스핀(spin)'을 활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로, 전자의 스핀 방향이 '0'과 '1'의 정보가 된다.

특히 전류가 흐르지 않는 '자기절연체' 기반 스핀트로닉스 소자는 발열에 의한 에너지 손실도 적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하지만 기존에는 대부분 강한 전류를 흘려야만 스핀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온도 변화를 이용한 방식이 대안으로 제안되었으나 온도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 스핀 방향도 함께 되돌아가 전원이 꺼져도 상태를 유지하는 비휘발성 구현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열 이력' 현상으로 해결했다. 열 이력은 온도를 올렸다가 내려도 바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고 일정 구간 동안 유지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가돌리늄 철 가넷(GdIG)'과 '홀뮴 철 가넷(HoIG)' 두 종류의 희토류 철 가넷을 쌓아 이중층 구조를 제작했다.

두 물질은 모두 자석처럼 반응하지만 온도에 따라 스핀 방향이 변하는 방식이 달라 특정 온도 구간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더 안정적으로 선호하게 된다.

여기에 두 층 사이 강한 결합과 각 물질이 가진 고유한 자기 방향성이 더해지면서 특정 온도 범위에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자석 방향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쌍안정성'이 구현됐다.

이 현상은 줄다리기에 비유할 수 있다. 두 물질은 서로 줄을 당기는 두 팀이고 온도는 각 팀의 힘을 키우거나 약하게 만드는 응원이다. 한쪽이 우세해지면 줄은 그 방향으로 넘어가고 바닥 마찰력 덕분에 응원이 줄어도 쉽게 다시 뒤집히지 않는다.

이처럼 한 번 바뀐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바로 비휘발성의 핵심이다. 외부 조건이 변하더라도 상태가 쉽게 되돌아가지 않는 '기억 가능한 상태'를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약 ±25 K(켈빈, 절대온도) 온도 변화와 약한 자기장만으로 스핀 방향을 안정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식은 전류를 이용해 자석 방향을 바꾸는 기존 스핀궤도토크(SOT)) 방식에 비해 최대 66배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조건에 따라서는 최대 452배까지 절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주도한 진현규 포스텍 교수는 "연구는 온도 변화만으로 스핀 방향을 제어하고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AI 시대에 요구되는 초저전력 메모리 소자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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