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만 14세 벽은 유지됐지만… 대전 촉법소년 범죄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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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만 14세 벽은 유지됐지만… 대전 촉법소년 범죄는 늘었다

대전청 촉법소년 2023년 713명서 2025년 879명 증가세
절도 여전히 최다…폭력, 강간추행, 방화 등도 늘어나
전문가 "연령 하향만이 답 아니야...재범 방지책 필요"

  • 승인 2026-05-26 18:17
  • 수정 2026-05-26 18:27
  • 신문게재 2026-05-27 1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 촉법소년 범죄가 급증하며 연령 하향 논의가 제기되었으나, 정부는 현행 연령 기준을 유지하는 대신 경찰 조사권 부여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촉법소년들이 법망을 피해 재범을 저지르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실질적인 제재 수단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처벌 강화와 교화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주요 과제로 남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연령 조정보다는 가정환경 개선과 내실 있는 사후관리, 일대일 멘토링 등 재범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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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편의점에서 10대 촉법소년 2명이 앞서 다른 범죄로 훈방 조치된 후 계산대 절도를 벌여 소년원 송치 심사를 받게 됐다. 사진은 2월 11일 3시 16분께 점주의 시선을 돌린 뒤 계산대에 들어가려는 CCTV 모습. (사진=업주 제공)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다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흉포화된 청소년 범죄와 촉법소년을 악용한 반복 범행이 알려질 때마다 "형사처벌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 차원의 논의도 이어졌다.

하지만, 논의는 결국 만 14세 미만을 형사 처벌하지 않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신 경찰 조사권 부여 등 제도 보완이 추진되면서 촉법소년 문제는 단순한 연령 기준 논쟁을 넘어섰다.

대전을 비롯해 충청권에서도 촉법소년 비행이 늘고 있고, 현장에서는 처벌과 낙인, 교화와 사후관리 사이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중도일보는 '비행과 범죄 경계 선 촉법' 기획시리즈를 통해 지역 촉법소년 범죄 실태와 보호처분 이후 관리 체계, 충청권 교육·보호 현장에서 요구되는 제도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나 촉법인데요?" 촉법소년 비행 늘었지만 면피 수단 된 법
② 형사재판만 안 받을 뿐…촉법소년도 잡히면 처벌받는다
③ 처벌 강화만이 답?…재범 방지·사후관리 체계는 충분한가 

 

최근 충청권에서 절도와 폭력 등 비행을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촉법소년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 발생 건수와 수위가 심해지고 있으나 촉법소년은 현행법상 체포할 수 없고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범에 이르거나, 면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26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그동안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 범법행위로 송치된 촉법소년은 해마다 늘어났다. 절도와 폭력 사건 비율이 많고, 강간·추행, 방화도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전에서 붙잡힌 촉법소년은 2023년 713명, 2024년 724명, 2025년 879명으로 집계됐다. 2년 새 23.2%(166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범죄 유형별로는 절도가 4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력 238명, 기타 204명, 강간·추행 22명, 방화 1명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절도는 373명에서 414명으로 10.9%, 폭력은 195명에서 238명으로 2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충남 지역 촉법소년 송치 인원은 2023년 1025명에서 2024년 905명으로 줄었다가 2025년 1062명으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 충남에서도 절도 혐의가 4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력 292명, 기타 234명, 강간·추행 44명, 방화 7명 순으로 집계됐다. 충남의 절도는 전년 397명에서 485명으로 22.2% 증가했다.

소년법상 촉법소년은 만 10세에서 14세 미만이 해당한다. 대상자들은 형사 처벌이 아닌 법원 소년부에 송치돼 보호처분 1~10호에 따른 제재와 교화 교육 처분을 받는다.

문제는 소년법을 악용한 꼼수가 늘고 있지만, 실질적 제재 수단은 미비하다는 점이다. 특히 경찰의 초동 대처 과정에서 촉법의 경우 현행법상 체포가 불가하다 보니, 임의동행 외에는 별다른 수단이 없어 현장의 고충 역시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이용해 경찰에 허위신고를 하거나, 비행을 일삼는 재범 사례가 늘고 있단 것이다.

다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필요성이 도마 위에 오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재범률이 늘고 강력범죄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저연령 청소년에 대한 낙인효과와 교화 가능성 저해 우려에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최근 대통령 지시로 재차 공론화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도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으로 유지하되, 경찰 조사권 부여 등 보완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다만 논쟁의 소지는 남아 있다. 경찰 조사권 도입에 사실상 형사 절차 강화로 이어질 경우 촉법소년 제도의 취지인 보호와 교화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제한적으로만 운영될 경우 반복 범행이나 보호자 방임 상황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현장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쟁점은 연령 기준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대전과 충남에서도 촉법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사건 발생 이후 보호처분 개선과 교육·상담, 가정 개입을 통해 재범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강재규 변호사는 "보호처분이 끝난 소년에 대해 기관이 계속 사후관리를 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소년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가정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에게 내려지는 보호자 특별교육 처분을 내실화하고, 위탁보호위원 제도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각계각층의 인사를 인력풀로 확충해 소년들이 다양한 성인과 대화하고 자신의 진로와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일대일 멘토링이 수시로 제공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제·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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