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기억, AI 그리고 가족 - '상자 속의 양'

  • 오피니언
  • 김선생의 시네레터

[김선생의 시네레터] 기억, AI 그리고 가족 - '상자 속의 양'

김대중 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 승인 2026-06-30 14:09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60624_160229224
영화 '상자 속의 양' 포스터.
상자는 기억이고, 양은 잃어버린 아들입니다. AI 기술로 복원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억 속 아들과 꼭 닮았습니다. 문제는 그 기억이 부모의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사전에 입력시켜 놓은 정보 이외의 것에 대해 그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움이라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이기적일 수 있는지 영화는 알게 합니다. 학습 능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 예상 밖의 행동을 할 때 켄스케와 오토네 부부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약 관계는 종료의 위기에 봉착합니다.

영화는 많은 질문과 생각을 갖게 합니다.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은 윤리적인가? AI 기술로 복원된 로봇은 가족 구성원이 될 수 있는가? AI 로봇의 자율성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인가? 감정은 적절히 절제되고 스토리는 부드럽게 진행되지만 품고 있는 주제는 묵직하기 짝이 없습니다. 멀지않은 미래라고 미리 못박아 둔 영화의 시점은 관객인 우리가 처한 현실과도 근접해 있습니다.

영화는 답을 쉽사리 하지 않습니다. 질문을 진지하게 던질 뿐입니다. 살아 돌아온 듯 말하고 행동하는 로봇을 오토네는 말할 수 없이 따뜻하고 친근하게 대합니다. 그 애절함과 애틋함을 부모 된 이라면 차마 이기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로봇의 육체가 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AI가 과거의 산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학습의 결과물이고, 앞으로 더 많은 학습을 할지라도 몸은 만들어진 로봇일 뿐입니다. 그러니 어느 시점에 이르러 버려지는 로봇들이 생겨납니다. 더 큰 윤리적 문제를 제기합니다. 마치 반려동물의 유기와 같습니다.

슬픔의 위로는 어디까지여야 할까요? 끝내는 수용하고 극복해야 하며 그것을 성숙이라고 일컫습니다. 영화는 종국에 이르러 이별을 선택합니다. 그러면서 결국 자식은 떠나보내는 것 아닌가 하고 말합니다. 부모의 숙명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버려진 로봇들과 인간 아이로 구성된 새로운 가족을 보여줍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줄곧 천착해 온 가족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 2층 난간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는 카케루와 그를 지켜보는 오토네. 열차를 좋아했던 카케루가 멀리 열차를 바라볼 때 죽은 아들의 추억과 AI 로봇의 미래가 겹칩니다. 결국 엄마는 집에 남고 아들은 떠날 것입니다. 슬픈 성장 영화입니다.

김대중 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 상용직 노사갈등 160여일 만에 마침표…학내 신뢰 회복 과제
  2. 대전 갑천 엑스포다리 불꽃쇼 취소… 인파 밀집·안전사고 우려
  3. 대전 미분양 아파트 늘었는데…내년 주택시장 괜찮을까
  4. 사람 몰리는 오월드, 적자는 눈덩이… 도시공사 새 사장, 해법 나올까
  5. 단양수중보 녹조, 수공·환경청은 알고 단양군·충북도는 몰랐다
  1. 허태정 슈퍼위크…정부지원 촉구 시도지사 연대강화
  2. 제3회 서포 김만중 문학기행 성료…한글 문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3. 대전시 민선 9기 공약 77개 확정… 8조 3244억 투입
  4. 국정감사 중반전 충청 현안 조기 가시화 초당적 협력 시급
  5. 대덕구의회 파행에 구청장 단식 농성…민생 뒷전 의원들 "의정비는 인상"

헤드라인 뉴스


[2026 국감] 병무청 국감, 예체능 병역특례 제도 등 쟁점

[2026 국감] 병무청 국감, 예체능 병역특례 제도 등 쟁점

12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선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함께 대중문화 분야와의 공정성 문제 등이 지적됐는데 홍소영 병무청장은 "국민 의견을 고려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병무청 국정감사는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가 쟁점으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나섰다. 앞서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감에서도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공사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동구 대동교 일대 차량 통행이 일부 제한된다. 60년 넘은 노후 교량을 철거하고 새 교량을 건설하는 공사로 2028년 6월까지 약 21개월간 기존 왕복 4차로가 2차로로 축소된다. 특히 19일부터 유성구 대덕대교, 11월에는 충남대학교 앞 온천교 개축공사까지 예정돼 있어 트램 공사에 따른 교통 불편이 대전 주요 도로 곳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13공구에 포함된 대동교 개축공사로 10월 15일부터 대동오거리~베스티안병원네거리 구간의 차량..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손실 메꾸려 임대주택 분양 전환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손실 메꾸려 임대주택 분양 전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장기간 지연으로 손실액이 증가하자 공공임대주택을 줄이고 분양주택을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뤄진 사업 기간, 주민에게 이주비와 주거비 등은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고, 화재와 폭염 등에 따른 건강 피해조사는 물론 준공 때까지 거주할 이주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국토교통부와 LH가 제출한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분석해 12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2년 6월 착공해 2026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코로나19 무료 예방접종 오늘부터 시작 코로나19 무료 예방접종 오늘부터 시작

  •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