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도시행복학] 61. 살다 보면 무협지 주인공의 절세 기공과 쾌도 난마 행태가 그리워집니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신천식의 도시행복학] 61. 살다 보면 무협지 주인공의 절세 기공과 쾌도 난마 행태가 그리워집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승인 2026-08-10 10: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0-신천식(2026)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무협지의 세계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지만 문득 그리워짐은 무슨 이유일까요? 어렵고 힘들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만사를 대하는 평범한 소시민의 작은 일탈일까요?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넘쳐 나지만 뾰족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은 전 세계를 뒤흔들었지만 아무 것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MZ세대는 영끌과 빚투로 자산 시장에 뛰어들다 좌절하고 포기하고, 청년들은 노력해도 안 된다는 체념으로 일찍부터 N포세대가 되었습니다. 사회주의는 실패했고, 공동체주의는 현실성이 없으며, 탈성장론은 기득권의 벽에 막힙니다. 이 막막함 속에서 인간은 현실 밖의 세계로 눈을 돌려봅니다. 무협지의 무대인 강호(江湖)는 화폐 없이도 질서가 유지되는 이상세계의 원형입니다.

착하게 살면 손해라는 말이 격언처럼 통용되는 현실에서 무협지의 주인공은 천재일우의 절세 기공을 무기로, 모순과 부조리로 상징되는 불의에 과감히 맞섭니다. 강자에게 절대 굽히지 않고, 약자를 착취하지 않으며 돈보다는 의리를 선택하고 사랑의 순수함을 고집하는 그는 화폐 문명이 체계적으로 파괴한 인간 본래의 덕목입니다.

무협지 내용이 기억 속에서 가끔씩 꿈틀거림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던 그 덕목들이 아직 우리 안에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험한 세상을 살고있어도 현대인은 현실의 모순과 왜곡을 해결할 작은 불씨를 저마다의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확실한 반증입니다. 화폐 문명의 모순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무협지의 추억은 단순한 향수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당연히 누리고 살아야 할 세상을 잊지 않으려는 무의식의 발로입니다. 모순과 왜곡을 해결할 대안을 찾지 못하는 시대일수록 무협지 주인공의 쾌도난마 행적은 후련한 기억으로 되살아납니다. 무협지의 강호는 우리가 지우고 버린 세계의 흔적이며 흐릿한 지도입니다. 그 지도를 그리워하고 가끔씩은 주인공처럼 살아가고 싶어함은 우리가 아직은 순수한 인간이란 증거입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2. 대전시 충남도 공공기관 2차이전 정주여건 확보 시급
  3. 국가재정범죄 수사 대전중수청으로… 관세·국세 수사 전문인력 주목
  4. 한성숙 국무총리, 청도 운문댐 방문
  5. 홈플러스 충청권 5곳 영업 재개…상품 채우기 ‘속도전’
  1. [주말사건사고] 폭염 속 대전·충남서 아파트 화재·정전 잇따라…주민 대피·불편
  2. 대전농협-기성농헙-고향주부모임대전시지회, 이심점심 중식지원 봉사활동
  3.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4. 충청권 의대 7곳 신입생 10명 중 7명 ‘지역선발’… 대전도 69.7%
  5. 이병도표 '교권보호관' 출범 초읽기… 교권침해 대응체계 막바지 정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2028년에서 2030년으로 개통이 미뤄진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또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서대전 지하차도 구간 가운데 호남선 직하부 비개착공사에 대한 시공사 선정이 8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난이도는 높은데 사업비 단가는 낮게 책정된 탓에 입찰 과정에서 업체 사업 포기와 유찰이 반복된 것이다. 일각에선 트램 사업 주체인 대전시가 국가철도공단에 위탁만 해놓고 손 놓고 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12공구 일대 서대전 지하차도 구간(699m) 중..

홈플러스 충청권 5곳 영업 재개…상품 채우기 ‘속도전’
홈플러스 충청권 5곳 영업 재개…상품 채우기 ‘속도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긴급운영자금 2000억 원을 확보하면서 충청권에서도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장기간 문을 닫았던 점포가 재개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상품 입고가 충분하지 않은 곳도 있어 매장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던 전국 67개 점포를 대상으로 가오픈을 진행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유성점과 가오점, 세종점, 충남 논산점과 보령점 등 5개 점포가 영업 재개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영업 재개는 지난달 13일 임시 휴..

중고차 `숨은 수수료` 없앤다지만… 소비자 부담은 그대로?
중고차 '숨은 수수료' 없앤다지만… 소비자 부담은 그대로?

정부가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차량 판매가격에 포함하는 '총액 표시제'를 도입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확인한 차량 가격과 실제 구매가격이 달라지는 원인인 '숨은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중고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중고차 판매업자가 인터넷 플랫폼 등에 차량을 광고할 때 차량 가격뿐만 아니라 매도비, 알선수수료, 성능보증보험료 등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각종 수수료를 판매가 총액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현재 소비자가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을 구매할 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