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코로나19와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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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코로나19와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0-11-09 14:38
  • 신문게재 2020-11-10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재석
김재석 소설가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1월 들어 유럽은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또다시 봉쇄령을 꺼내들며 공포에 휩싸여 있다. 미국은 코로나19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도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치러냈다. 이번 미국 대선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이다 보니 유권자들의 우편투표가 많았다. 현장투표였다면 벌써 승패가 판가름 났을 법한테 우편투표의 집계방식과 개표지연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들추며 소송전도 불사할 모양새다. 벌써부터 미국사회는 소요사태가 일어날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이다. 이래저래 코로나19로 인해 시민의 자유와 대의민주주의 제도에 큰 상처가 생겼다.

어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민주주의의 민낯이 드러났다고도 말한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은 막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마스크 착용하는 그 간단한 예방책 하나도 유럽과 미국 사회에서는 합의를 보지 못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뿐만 아니라, 중국바이러스라는 말을 대놓고 사용하면서 자국의 통제되지 않는 코로나19를 남 탓으로 돌리려 한다. 이번 선거에서 패색이 짙어진 것도 코로나19에 대응하지 못한 무능한 행정력에 미국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눈만 뜨면 트윗을 날리며 '미국을 위대하게', '미국경제 우선'을 외치며 재선에 들어갔지만 돌아온 건 코로나19로 인한 비명뿐이었다.

유럽의 각 정부도 시험대에 오르기는 매한가지이다. 코로나 방역정책의 실패로 시민들의 동요가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보다 배고파서 먼저 죽겠다'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이제는 백신에만 목줄을 걸고 있는 실정이니 자유 민주주의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고 아니할 수 없다.

여기서 한번쯤 자유 민주주의 체제가 이러했는가 돌아볼 시기이다. 성숙한 공동체의식과 공공의 안녕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대의민주주의가 꽃을 피웠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면서 사회적 결속력은 약해졌다. 더욱이 이런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 시기엔 생명을 지키고, 경제를 살리는 합의를 이뤄야 함에도 오히려 경제지표가 무너지는 것을 더 못 봐주는 지도자가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국민들의 자발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내려놓는 합의를 이뤄냈다. K-방역의 성과만을 놓고 본다면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갖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선방의 결과가 경제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많은 나라의 귀감이 될 것이다.

사실 자유 민주주의 체제가 위기에 강하지 않다고 하면 중국이나 북한과 같은 통제사회에 비해 자랑할 것이 뭐가 있을까 싶다.

이번에 미국의 대선을 보면서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민낯을 보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 분열 조장과 허위정보조작, 미성숙한 전염병 대응, 국민의 생명보다 경제지표를 만능으로 보는 리더의 태도 등이 혼선을 가중 시키고 결국에는 미국을 초라한 나라로 만들고 말았다.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당선 승리 선언을 하면서 외쳤던 말이 '민주당의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말이나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은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위기감을 직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재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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