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척수손상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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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척수손상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조강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 승인 2018-10-02 09:54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조강희-시평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거의 20년 동안 척수손상으로 외래 통원 중인 환자가 있다. 매달 외래 진료 받으러 스스로 휠체어를 밀면서 들어와 진료가 끝날 때 쯤이면 '새로운 치료법 나온 것 없나요?' 라고 질문한다. 저자는 10여년 전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나올테니 기다려라, 합병증 관리 잘하면서 준비하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요원한 것이 사실이고, 결과적으로 환자에게는 잘못된 정보와 희망을 주어왔다. 이렇게 척수손상을 당한 환자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분이 1978년에 영화 '슈퍼맨'의 주연을 맡은 크리스투퍼 리브이다.

영화 출연 당시 26세 였으며, 194cm에 70kg대의 매우 마른 몸매의 소유자였으나 영화 촬영 전까지 근육 키우기 운동을 죽으라고 한 결과 멋진 몸매의 슈퍼맨 역할을 하였다. 이후 4편까지 후속작이 나오고, 다른 영화들과 각종 연극에 참여하여, 각종 시상식에서 8차례 수상, 12차례 노미네이트되었다. 그러나 1995년 5월 27일, 리브는 승마 도중 말에서 떨어져 목이 심하게 골절되는 전신마비의 중상을 입고, 목 아래를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더구나 인공흐흡기를 사용해야만 호흡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작가로서 자서전 집필, 영화감독으로서 다시 사회에 복귀하였다, 그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활동은 자신의 이름을 붙인 크리스토퍼 리브 재단을 설립해 척수손상환자의 치료와 재활, 의학적 연구사업에 대한 지원, 강연 등 사회활동에도 활발하게 참가하여 진정한 슈퍼맨이 되었다. 하지만 2004년 10월 10일, 심장마비로 삶은 마감하였다. 하지만 리브와 2년후 폐암으로 사망한 부인 도나의 이름을 붙인 이 재단은 가족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척수손상 의학적 연구사업에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 수십년 동안 많은 척수손상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많은 연구들이 시행되었다. 줄기세포치료, 복막이식, 기능성전기자극, 고농도스테로이드치료, 신약개발 등을 시도하였지만 충분한 임상효과는 얻지 못했고,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부작용만 발생하면서 거의 대부분 실패하였다.



하지만 올해 9월 미국 켄터키의 한 연구센터에서 척수손상환자의 기능 회복을 성공시킨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헬름슬리 자선신탁과 앞서의 리브와 도나 연구재단 등이 지원하여 수년동안 진행된 연구 결과이다. 외상성 척수손상이 발생한지 2년 반 이상된 4명의 완전 운동마비 척수손상환자를 대상으로 척수 전기자극기를 수술로 설치하고 거의 매일 수개월 동안, 하루 2시간의 집중적인 재활치료와 척수전기자극치료 결과 4명 중 2명은 타인의 보조없이 지팡이로 힘들지만 걸을 수 있게 되었고, 나머지 2명은 독립적으로 설수 있게 되었다.

허리부위 척수에 수술로 전기자극기를 광범위하게 설치하고, 강한 전기자극을 주면서, 동시에 환자의 의지에 따라 걸을 때와 같은 과정으로 다리의 관절을 움직이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35세의 척수손상 환자는 산악자전거 사고로 완전마비가 발생하였고, 이번 연구 결과 두 다리를 의지에 따라 힘들지만 움직이게 되었고, 앞으로 지구력이 향상되면 집안 청소와 요리도 혼자 하고 싶다고 한다.

이런 기념비적인 연구성과는 전기자극과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궁극적으로 선자세 유지와 걷는 동작을 척수에 기억을 하게 만들어 반사적으로 하지 근육의 수축을 유도하고, 동시에 손상된 척수의 연결을 극대화 시킨 결과라고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의 척수손상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지 4명이 아닌 장기간 대규모 임상연구와 보다 정교하고, 향상된 전기자극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후에나 국내에서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비해선 매우 우수한 효과가 입증이 됐기 때문에 척수손상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각다고, 기대해도 된다고 할수 있다.

우리 척수손상환자분들이 다시 진정한 슈퍼맨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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