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톡] 스토닝

  • 문화
  • 무비톡

[무비 톡] 스토닝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4

  • 승인 2017-02-10 00:01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 영화 스토닝
▲ 영화 스토닝

1980년대 중동 이란 호메이니 정권하에서 소라야라는 여인에게 실제로 가해졌던 이 잔인한 투석형은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그녀의 이모가 마을을 지나던 프랑스 외신기자에게 전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기자 프리든 사헤브잠은 이후 이 사건을 심층 취재하여 소설로 엮어 냈고, 이를 읽은 할리우드 감독 사이러스 노라스테가 각본을 썼으며,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제작한 영화사 ‘엠파워(Mpower)’가 영화화하기에 이른다.

기자 역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 역을 한 제임스 카비젤이 페르시아어로 연기한다.

이란의 마지막 왕조 시대에서 호메이니 정권으로 넘어가던 즈음 아내 소라야와 두 아들과 두 딸을 둔 교도소 간수 알리는 전직 의사 출신 수감자를 봐 준다는 조건으로 그 남자의 어린 딸과 결혼하기를 원한다. 알리는 먼저 아내 소라야와 이혼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위자료로 돈을 주기는 싫다.

소라야는 남편 알리에게 미련은 없다. 단지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집과 돌밭 한 뙈기로는 어림도 없을 뿐이다. 알리는 걸림돌인 소라야를 어떡하든 치워버리고 싶다.

▲ 영화 스토닝
▲ 영화 스토닝

왕조 시대 때 죄수였던 성직자 하산의 전력을 마을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알리는 그를 협박하여 일을 꾸민다. 이 음모에 마을에서 가장 어리숙한 남자 하셈을 끌어들여 소라야와 간통죄로 엮는다. 간통죄는 곧 투석형(스토닝)이다. 이는 비단 아랍의 이란에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유엔의 보고에 따르면, 비밀스럽게 자행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내긴 어렵지만 지난 15년 동안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처에서 행해진 투석형은 수천 건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들이다. ‘더 스토닝’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진 과정은 ‘전해짐’이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소라야의 이모가 이란계 프랑스 외신기자에게, 이를 이란계 미국 감독이 다시 영화로 세상에 알렸다. 소설화되고 영화화되는 과정에서 서구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동안 얼마만큼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모른다.

실제로 영화 ‘더 스토닝’은 드라마 작법상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 정확히는 남자들을 일방적인 한편으로 만들어서 소라야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마지막 엔딩 10분을 위해 드라마를 점점 고조시킨다.

그러나 이란 감독 아쉬가르 파라하디가 찍은 현재 이란 사회의 ‘가족과 계층’에 초점을 둔 영화 ‘시민과 나데르의 별거’처럼 각 인물의 ‘개연성’을 치밀하게 살린 그 디테일은 ‘더 스토닝’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울림을 주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에서도 집단 따돌림인 ‘왕따’나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 등 그 형태만 다를 뿐 중세의 마녀사냥이 또 다른 폭력으로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에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짜인 각본대로 간통한 여인을 투석형에 처해야 하는지에 관한 답을 예수님으로부터 듣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미 이 사건의 본질을 간파하신 예수님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시자 모인 군중은 돌을 내려놓고 하나 둘 그 자리를 떠난다. 예수님은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셨다.

▲ 영화 스토닝
▲ 영화 스토닝

그러나 이 천년이 지난 오늘날, 사람들은 여전히 돌을 던지고 있다. 약 2시간 가까운 이 영화 속에서도 소라야는 계속적인 공격을 당하는 모습이 정말 비참하다. 무정한 그녀의 남편 심지어는 그녀의 아들마저도 종교적 강압에 세뇌 당하였는지 자신의 어머니인 소라야에게 돌을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장면에 등장하는 모든 남성들은 죽어가는 한 여인의 애절한 모습에도 아량곳 하지 아니하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스토닝의 형벌을 가하는 장면이 끔찍하다. 더욱 소름끼치는 것은 저들만의 종교관으로 형집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이 어린 여인은 간통죄로 투석형을 선고받고 끌려가면서도 담담한 표정을 지었고 돌에 투척당하는 아픔 속에서도 간간히 신음소리만 낼뿐 살려달라고 애원하거나 비명조차 지르지 않는다.

그러면서 어느새 이 가엾은 여인 소라야의 새하얀 옷은 붉은 피로 물들어간다. 그리고 땅 위로 흐르는 여인의 피의 흔적은 오늘 날 우리 사회에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하는 생각의 깊이를 가져다준다.

여기서 소라야역을 리얼하게 표현해낸 여배우 모잔 마르노를 소개해본다. 이 여배우는 1980년생으로 현재 헐리웃에서 주가를 상승하고 있는 대표적인 여배우이다. 영화 찰리윌슨의 전쟁,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그리고 TV영화 하우스 오브 카드, 마담 세크러테리, 블랙리스드 등에서 열연하고 있다.

동시대 지구편 저쪽에서 아직까지도 자행되고 있는 종교적 전통성의 미개한 문화를 지켜보아야할 이유는 또 다른 지구편 저쪽에서 우리의 사회적 문화 행동을 미개한 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어서이다.

도완석 평론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을 철도교통 거점으로", 서산시, 4개 철도사업에 13조7천억 투입 추진
  2.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3. 세종시, 3년 연속 '지속가능도시' 1위… 이면의 숙제는
  4.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5. 대전시, 2026년 명장 3인 선정… 정한철·라영태·이형덕 명장
  1. 천안시탄소중립지원센터, 천안흥타령춤축제서 탄소중립 실천 홍보
  2.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야경 투어, 폭발적 반응… 국민적 열망 재확인
  3. 천안도솔도서관, '읽고, 풀고, 쓰는 한글날' 운영
  4. [홍석환의 3분 경영] 누구를 위한 배려인가?
  5. 우주청, 튀르키예 국제우주대회서 대전 포함한 '한국관' 개설

헤드라인 뉴스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 후반기 국정감사를 충청현안 관철을 위한 결정적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는 물론 다가오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국군사관학교 설립, 충청권 광역철도(CTX) 등 지역발전과 직결하는 현안들에 대한 점검과 함께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회는 6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로 피감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은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진행되는 만큼 각종 사안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025년 국감의 경우 정부 출범..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4년 차를 맞았지만, 충청권에서도 모금액 상당 부분이 실제 지역사업에 쓰이지 않은 채 기금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은 고향사랑기부금 집행액 가운데 답례품과 운영·홍보비 등 제도 운영에 들어간 경상비가 차지하는 비중만 전국 17개 시·도 권역 중 가장 높은 69.2%에 달했다. 제도 시행 이후 대전시는 지정기부를 포함한 사업비 집행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돼 기부금을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정현 의원(더불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에서 10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확인됐지만, 실제 환수까지 이어진 경우는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가 결정된 금액도 대부분 걷히지 않아 부정유통으로 발생한 부당이득을 끝까지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조사에서 모두 117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해당 가맹점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환전한 온누리상품권은 2917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