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전경. |
경찰은 학대에 의해 아이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20대 아이 엄마를 긴급체포하는 한편, 도망친 아빠의 행방을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는 중이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5시께 대전 대덕구 한 가정집에서 생후 20개월 된 A양 시신이 집 안 화장실에 있던 아이스박스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양 몸엔 학대를 당한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A양이 살해당한 뒤 아이스박스에 오랜 시간 방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은 친척의 신고로 발견됐다. 부모가 아이를 보여주지 않고, 전화도 잘 받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겨 신고한 것이다. 경찰 출동 당시 집에 그대로 있던 아이 엄마는 긴급체포됐고, 아빠는 도주해 전담 검거반이 추적 중이다.
이들 20대 부부는 혼인 신고는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다. 경찰은 숨진 여아의 정확한 사인과 학대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영아 유기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화장실 변기 속에 아이를 출산하고,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남녀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들은 집 인근에 사체를 유기했는데, 유기 전 시신을 불태우려고도 했다.
대전지법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법"이라며 영아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아이 엄마 B씨에게 징역 5년, 전 남자친구 C씨에겐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019년 3월 대전발 제천행 충북선 무궁화호 화장실에선 20대 여대생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유기해 숨지게 한 일이 있었다. 대전에 거주하던 여대생은 이 일이 언론에 알려지자, 죄책감을 느껴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어렵다"며 "달아난 아이 아빠를 쫓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를 통해 정확한 사인과 학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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