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고독사,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고독사,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

  • 승인 2023-12-25 10:34
  • 신문게재 2023-12-26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심은석 교수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
다사 다난했던 계묘년 한해가 저물어 간다. 세모가 되면 한해의 아쉬움과 추운 겨울을 지나야 하는 어려운 분들이 생각난다. 연일 사랑의 열매 복지 모금, 연탄 김치 나누기 등 따뜻한 온기가 이웃의 훈훈함과 사람의 아름다운 향기를 느낀다. 홀로 사시는 독방촌에는 고독과 추위에 아파하는 많은 분이 계신다. 연일 혼자 돌아가셨다는 고독사 소식과 은둔 외톨이의 무동기 흉악범죄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일정한 기준과 통계가 없는데도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범행의 과정을 재연할 때마다 불안감은 커진다. 또한 사망한 지 몇 달이 되기도 하고 혼자서 외로이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의 위험에 노출된 분들이 5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초고령사회에 그 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고 고독과 소외를 이겨가는 과정이라고 하는데 1인 독거 세대가 전체 가구의 32%가 넘고 앞으로는 누구나 군중과 문명 속에서 홀로 살아가야 하는 힘든 날들이 많을 것이다. 문득 살아온 날을 돌아보면 60년대에 태어나 농경사회와 고도 성장산업사회, 정보화 사회, 이제 AI 사회를 살면서 시대별로 투영되는 많은 문화적 충격과 세대 갈등, 무한 경쟁과 치열하게 살아왔다.

보릿고개로 표현되던 1960년대는 온 농촌 마을마다 아이들이 수십 명씩 무리를 지어 자라나던 시골 풍경은 이제 먼 이야기다. 지금은 저출산 고령화에 빈집이 늘어가는 농촌, 도시의 휘황한 불빛 아래에도 이웃과 단절된 사회다. 이웃이 밀집하여 살아가는 집적된 공동체라는 빌딩, 오피스텔, 아파트 등 대부분 공동 주택에서 살아가면서도 옆집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한다. 이웃에 관심 갖는 것이 불편하게 할 수도 있고 자기 일이 아니면 서로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웃에서 비명을 질러야만 알 수 있는 이웃끼리의 단절과 가정 해체, 저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는 은둔형 외톨이가 생겨나고 결국 사회병리나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 고독사란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정부는 2021년 고독사 예방법을 제정, 2027년까지 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고독사 예방과 관리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독사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피해를 방지하고자 국가가 나섰는데, 국민은 고독사 위험에 노출될 때 국가에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고독사 위험자 보호정책을 수립하고 고독사 예방 및 대응을 국가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게이트 키퍼 양성으로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과 판단, ICT 등으로 사회적 고립 해소 연결, 청년·중장년·노인 등 생애주기별 서비스와 사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후 지원, 고독사 예방·관리 서비스가 추진 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사업 중에 은둔형 외톨이 지원시책이 강조된다면 고독사 예방분만 아니라 묻지 마 강력범죄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통제욕구의 감정과 본인의 처지 비관이 극단적인 범죄로 표출할 수 있다. 무한 경쟁에서 좌절이나 정신병, 가정이나 직장에서 받은 상처나 낙오, 경제적 빈곤, 무관심과 무시가 분노로 이어져 폭발할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와 고독사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해결책이 필요하다. 예로부터 오복 중에 으뜸을 고종명이라 하여 평온하고 예우받으며 세상을 떠나는 것을 최고의 복이라고 하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 감는 것, 임종의 마지막 순간에는 심장의 박동이 멎는 순간까지 명료한 의식으로 자신의 마지막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는 것은 민주 문명사회의 기본 책무 아닐까?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는 전쟁과 테러, 파괴와 살육이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적 전쟁과 위기, 재난 앞에서 분단된 한반도인 우리나라도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새해에는 전쟁과 테러, 재난과 파괴가 없는 평온한 새해가 되고 고독사가 없어지고 이웃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어렵고 아픈 분들이 없기를 송년의 시린 불빛에 간절한 소원을 던져본다.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7 하계 U대회...세종시에 어떤 도움될까
  2. "내 혈압을 알아야 건강 잘 지켜요"-아산시, 고혈압 관리 캠페인 펼쳐
  3. 세종시 사회서비스원, 초등 돌봄 서비스 강화한다
  4.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지역 대학생 위한 기업탐방 진행
  5. "아산외암마을로 밤마실 오세요"
  1. "어르신 건강 스마트기기로 잡아드려요"
  2. 선문대, 'HUSS'창작아지트' 개소
  3. 천안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투자선도지구 추진 방향 모색
  4. 한국바이오헬스학회 출범 "의사·교수·개발자 건강산업 함께 연구"
  5.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정기공연 '대동' 개최

헤드라인 뉴스


22대국회 행정수도 개헌 동력 살아나나

22대국회 행정수도 개헌 동력 살아나나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로 충청의 최대 염원 중 하나인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 동력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이에 대한 불을 지피고 나섰고 4·10 총선 세종갑 당선자 새로운미래 김종민 의원이 호응하면서 지역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개헌은 국회의석 3분의 2가 찬성해야 가능한 만큼 거대양당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개헌 정국을 여는 데 합의할지 여부가 1차적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국회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 하면서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충청 화력집중… 이재명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더불어민주당, 대전·충청 화력집중… 이재명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22대 총선에서 '충청대첩'을 거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9일 대전·충청을 찾아 지지세를 넓혔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주요 인사들과 충청 4개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당선인은 충청발전에 앞장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당원들의 의견 반영 증대를 약속하며 대여 공세에도 고삐를 쥐었다. 민주당은 19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당원과 함께! 컨퍼런스, 민주당이 합니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편에 이은 두 번째 컨퍼런스로, 22대 총선 이후 이 대표와 지역별 국회의..

대전 외식비 전국 상위권… 삼겹살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비싸
대전 외식비 전국 상위권… 삼겹살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비싸

한 번 인상된 대전 외식비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오른 물가로 지역민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 외식비는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19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대전의 외식비는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우선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가장 많이 찾는 김치찌개 백반의 경우 대전 평균 가격은 9500원으로, 제주(9625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가장 비싸다. 지역의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은 1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 ‘덥다,더워’…전국 3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 ‘덥다,더워’…전국 3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

  •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