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청년에게 성장 사다리를 세워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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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청년에게 성장 사다리를 세워주길

김정태 배재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 승인 2025-12-29 10:53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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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교수
2025년 한 해도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은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전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6월에는 이재명 정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신정부는 내란 수습과 AI 3대 강국 도약,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6대 핵심분야 구조개혁 패키지 등 굵직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제시된 정책들을 살펴보면 우려스럽다. 청년세대를 위한 성장 사다리를 세우기보다, 다수의 표를 가진 기성세대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에게 불리한 정책들이 오히려 청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되고 있다.

요즘 대학 강의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졌다. 주요 정책당국자들은 이런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가 유행으로 번졌고, 이것이 환율 급등의 원인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이것은 미래에 희망이 없는 청년들의 절박한 생존 전략이다.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렵고, 월급 받아 성실하게 저축해도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구조에서 어느 청년이 희망을 품겠는가? 청년들은 미국 주식투자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 위기는 제조업의 위기 속에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밀려드는 중국산 덤핑 앞에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대기업들마저 미국의 관세 전쟁과 중국의 추격으로 흔들린다. 공장이 문을 닫고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 청년들의 일자리는 사라진다. 게다가 기업들은 신입사원 대신 경력직만 채용한다. 첫 번째 기회를 얻지 못하면 두 번째 기회도 없다. 청년들은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취업 시장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정부의 대응은 구조개혁보다 단기 지원책에 머물러 있다. 해외로 나간 제조기지를 국내로 다시 유치하고, 공학도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생애주기에 맞춰 직업 숙련도를 쌓을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첫 일자리 대책도 시급하다. 지금 손을 놓으면 10년, 20년 뒤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청년 주거 정책도 마찬가지다. 치솟는 집값과 전세사기 속에 청년들은 안정적 거주조차 어렵고, 결혼과 출산은 점점 멀어진다. 그런데 정부는 다주택자 세제 완화를 반복하며 시장에 '보유자 우선' 신호만 보내고 있다. 청년에게 시급한 것은 월세와 전세 부담을 줄이고 초기 자금 장벽을 낮추는 진입 정책인데, 정작 우선순위에서는 밀려나 있다. 다행히 대전시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임차보증금 이자지원사업과 공공임대주택 2만호 공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천시가 예비 신혼부부와 7년 이내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하루 천원주택'과 같은 파격적인 정책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국민연금 개혁에서도 청년은 뒷전이다.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조정 등 모수개혁 중심으로 개편이 확정됐지만, 가입기간이 긴 청년에게 부담이 더 오래, 더 크게 누적되는 구조다. 세대 간 부담 배분 원칙이 불명확하면 청년의 제도 신뢰가 무너져 연금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흔들린다.

교육정책은 AI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현재 대학입시 체제를 고수하는 것은 학벌주의 혁신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왜 혁신하지 않는가? 기성세대 학부모들의 표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AI 시대에는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능력이 중요한데, 우리 교육은 여전히 정해진 답을 빨리 찾는 훈련에 매몰되어 있다. 그 사이 청년들은 AI가 대체할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을 위해 청춘을 소모하고 있다.

일자리, 주거, 연금, 교육. 어느 분야를 봐도 청년을 위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기성세대를 위한 정책만 계속된다면 청년세대의 미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누가 기성세대의 연금을 내주겠는가? 청년의 성공은 곧 기성세대 노후의 안전판이다. 세대 간 대립이 아니라 세대 간 연대만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다수의 표를 가진 기성세대가 스스로 성찰하고 청년세대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답이 없다. 단기적 미봉책이 아니라 청년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적 개혁이 시급하다. 2025년을 보내며, 2026년에는 청년 중심의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김정태 배재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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