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다윗이 아니라 하나님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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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다윗이 아니라 하나님을 봐야지!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6-02-23 09:48
  • 수정 2026-03-10 15:13
  • 신문게재 2026-02-24 19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누구에게나 말 못 할 공포증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여러 사람 앞에 서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무대 공포증이나 좁은 공간에서 숨이 가빠오는 폐쇄 공포증이 그렇다. 필자에게도 고소 공포증이 있다. 교회 성도들과 매실을 따러 갔을 때의 일이다. 유명하다는 높고 긴 다리를 마주했지만, 구경하자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차마 발을 뗄 수 없었다. 고속도로를 운전하다가도 다리 위를 지날 때면 무서워서 잠이 번쩍 깨고, 마트의 관망용 엘리베이터를 탈 때면 밖을 보지 않으려 오로지 철제문에만 시선을 집중하곤 한다. 사실 기계적인 안전함은 일반 엘리베이터와 밖이 보이는 엘리베이터와 똑같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공포증이다.

성경 사무엘상 18장에는 지독한 공포증에 걸린 인물이 등장한다. 이스라엘의 왕 사울이다. 그의 공포증은 '다윗 공포증'이었다. 29절은 사울이 다윗을 점점 더 두려워하여 끝까지 그를 원수로 여겼다고 기록한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다. 사울은 한 나라의 전권을 쥐고 있는 왕이다. 반면 다윗은 변방의 이름 없는 가문 출신인 젊은 장수에 불과했다. 다윗 스스로도 "소인의 가문이 무엇이기에 감히 부마가 되겠습니까?"라며 사양할 만큼 사울과 다윗의 신분과 권력의 격차는 컸다. 마땅히 다윗이 왕의 권력 앞에 떨어야 할 상황임에도, 현실은 왕인 사울이 이름 없는 청년 앞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사울이 이토록 다윗을 두려워한 이유는 환경이 아닌 시선에 있었다. 28절에 따르면, 사울은 여호와께서 다윗과 함께 계심을 보고 알았다. 그는 시기심에 눈이 멀어 다윗을 향해 직접 창을 던지고, 사지로 몰아넣기 위해 불가능에 가까운 혼인 조건을 내걸었으나 하나님은 매번 다윗을 보호하셨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사울은 전능하신 하나님이 다윗을 돕고 계신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했다.

그러나 사울의 비극은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보았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리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그는 다윗이라는 대상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그를 제거할 궁리만 거듭했고, 그럴수록 자신의 자리를 뺏길 것 같다는 공포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불안한 노후, 경제적 결핍, 막막한 상황 등 수많은 '다윗'이 우리 앞에 서 있다. 하지만 나 자신과 상황만 바라보면 불안과 실망뿐이다. 왜냐하면 우리 내면에는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힘이 없기 때문이다. 나를 보면 무슨 소망이 있겠는가? 죄짓고 넘어지는 모습에 절망하고 죄에 대한 심판의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다.

그럴 때 우리는 시선을 옮겨야 한다. 우리의 연약함을 누구보다 잘 아시고 동정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죄가 있다고 외면하지 않으시고 부족하다고 내치지 않으시는 긍휼의 목자를 바라볼 때 비로소 평안이 찾아온다.

상황이 막막할 때도 마찬가지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고 약속하신 시편의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을 보아야 한다. 낮의 해와 밤의 달도 우리를 해치지 못하도록 이전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는 그분께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 골리앗이라는 거구의 적군 앞에서 소년 다윗이 담대할 수 있었던 비결도 칼과 창이 아닌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보면 세상이 두렵지 않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면 보잘것없는 나 자신은 사라지고 오직 주의 은혜와 축복만이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두려움은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시선의 문제다. 사울처럼 눈앞의 적과 상황에만 매몰되어 공포에 질려 사는 인생이 아니라, 이제는 시선을 돌려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은 문제를 해결하시거나, 환난을 이길 힘을 주시거나, 견딜 수 있는 인내의 힘을 주시는 분이다. 세상과 문제에서 시선을 돌려 하나님을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두려움을 넘어 참된 소망과 승리를 누리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는 고해와 같은 세상에서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의지함으로 참 된 평안을 누리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한다.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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