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전도시철도 트램, 안타깝지만 공론화가 시작이다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대전도시철도 트램, 안타깝지만 공론화가 시작이다

대전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공학박사

  • 승인 2026-08-24 16:47
  • 신문게재 2026-08-25 18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1669270460731
대전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공학박사
"태평양 바닷물을 다 먹어봐야 진짜 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외치는 도시가 있다. 대전이 그렇다. 대전은 2014년에 고가방식의 경전철에서 트램으로 결정한 이후 슈퍼캡,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방식 등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동력시스템을 계획했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니 다시 논란이다. 동어반복이다. 그 사이 12년이 지났다. 다행인지 이제 더 경험할 것이 없다. 결정하면 된다. 가던 길을 계속 가던가 아니면 다른 길을 가던가 두 가지 길이 놓여 있다. 다만, 이번에는 방법과 결과를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제대로 된 결정이 되었으면 한다.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우선, 수소트램 결정과정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문제의 발단이자 해결의 실마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2023년에 지금의 수소트램으로 결정했는데, 1년 전 2022년에 배터리트램으로 결정을 했었다. 2022년 당시 수소트램은 사례가 없고 기술이 미성숙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비교 대안에서 제외되었었다. 그런데, 1년 만에 '최적 대안'으로 바뀌었다. 바뀐 것은 시장뿐이었다. 가장 경쟁력이 높은 가선방식이 왜 비교대안에서 빠졌는지도 짚어야 한다. 다행히 감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그 결과를 논의의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소트램의 진행상황과 한계,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여과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여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수천억원이 투입된 수소트램사업을 이제와서 뒤집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따져볼 일이다. 매몰비용이 앞으로 대전시가 감당해야 할 비용보다 훨씬 작다면 길을 되돌리는 것이 타당한 의사결정이기 때문이다.

건설비용만 하더라도 앞으로 약 1.5조원이 더 들어가야 한다. 유지관리비 역시 만만치 않다. 하루 3.3톤이 필요한 수소는 ㎏당 4400원에 공급받기로 했다고 하더니 이제는 11000원을 얘기한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의 교체주기를 감안하면 40년 운영기간 동안 건설비와 맞먹는 수 조원의 비용이 예상된다. 이 모든 비용은 수소연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수소가 아니라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다. 그 외에 수소조달과 차량제작의 문제도 비용과 시간을 따져봐야 한다.

셋째, 진짜 문제는 수소니 배터리니 하는 것들이 아니다. 트램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굳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트램으로 바꿨던 이유는 고령화사회, 가로상권의 쇠퇴와 같은 도시문제를 개선하고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대중교통 중심의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적이 사라지는 순간 사업은 변질된다. 무엇때문에 트램을 도입하려고 했는가를 분명하게 설정하면 방법은 명확해지고 의사결정도 쉬워질 것이다.

넷째, 대전시장 자신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여야 한다. 의사결정은 시장과 공무원이 주도하는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수소트램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사람들은 배터리트램을 결정하던 그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수소트램 결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인사들로 회의체를 구성하고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와 방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회의체는 수소트램의 대안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던 길을 계속 가게 되더라도 어떻게 가는 것이 시민들에게 불편함이 덜하고 장기적으로 바람직한지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대전시민들이 짜디짠 바닷물을 마시도록 강요하지 않기를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2.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3.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4. 대전대학교 대전광역시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가족·돌봄 지원 협력체계 구축 공동협약
  5. 건양대, 로고스AI와 손잡고 ‘데이터 주권 AI’ 인재 양성
  1. 우송정보대 앵커사업단, 산학연 EXPO서 현장형 인재양성 성과 공개
  2. [대전노인신문] 노인대학 강의가 열리는 날
  3.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4.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5. ‘가갸날’에서 한글날까지 100년…대전·세종에서 즐기는 한글날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시가 내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을 월 3만원 한도로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이용자 3명 중 1명 이상이 지원 한도를 넘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방식도 현재 사실상 무료 이용에서 본인이 교통비를 먼저 결제한 뒤 이용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제도 변경에 따른 고령층의 체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어르신 무임교통카드 이용자는 모두 11만 1997명이다. 이들의 1인당 월평균 교통비 이용액은 2만 858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3만 원을 초..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예술·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가 5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일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후 병역 혜택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언행을 보이면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궁극적 폐지'를 공식화하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까지 나오면서다.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이 그동안 누적돼 온 형평성 논란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8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는..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