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동]동아시아 환경파수꾼 '정지궤도복합위성'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재동]동아시아 환경파수꾼 '정지궤도복합위성'

[사이언스칼럼]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장

  • 승인 2014-02-27 14:11
  • 신문게재 2014-02-28 17면
  •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
▲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장
▲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 체계팀장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주의보가 자주 발령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미세먼지는 천식이나 폐질환을 일으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며 심지어 조기 사망률을 높인다고 한다. 환경부가 이달부터 지름 10㎛ 이하 미세먼지 예보를 시행하고, 2015년 초부터는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 예보를 실시하겠다는 것도 이런 위험성 때문이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서풍이 불 경우 중국의 영향으로 갑자기 상승한다고 한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은 겨울철 편서풍을 따라 약 6시간 후면 백령도에 닿고 약 12시간에서 24시간이내에는 서울과 한반도 주요지역에 도달한다는 것이 관련 기관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국토 곳곳에 설치된 감지센서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의 종류와 농도를 분석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유입된 오염물질을 비교적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으나, 오염물질이 분석장비가 설치된 곳까지 닿아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지역으로부터 빠르게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예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주변 해역에 분석 장비 여러 대를 설치해 단점을 극복할 수도 있으나 비용적인 면에서 타당하지 못하다. 그러나 만약 우주에서 24시간 한반도 주변 지역을 관찰하며 대기 오염물질의 종류를 분석하고 이동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면 보다 경제적이고 빠른 분석과 대응이 가능해 진다.

우주궤도에는 지구의 자전 주기와 인공위성의 공전 주기가 같아지는 고도 약 3만 6000㎞ 지점의 정지궤도가 있는데, 이 궤도에서 지상의 환경 감시가 가능한 위성을 운용하면 환경파수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도 이 궤도에서 운용 중인데, 천리안은 기상과 해양관측, 통신중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정지궤도에서 환경을 감시하는 위성은 아직 없다.

우주궤도에서의 환경감시 필요성이 커지며 현재 미국과 유럽, 그리고 우리나라가 정지궤도에서 환경 관측이 가능한 위성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정지궤도에서 천리안위성을 대체할 정지궤도복합위성 2A와 2B 모델을 개발해 2018년 6월과 12월에 발사할 예정인데, 계획대로 위성이 발사, 운용 된다면 우리나라는 정지궤도 환경감시 위성을 가진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된다. 정부는 이 위성들을 통해서 한반도 주변 및 동아시아 지역의 기상, 환경, 해양오염을 상시 관측한다는 계획이다. 이 위성 중 대기환경 모니터링을 수행할 위성은 정지궤도복합위성 2B다. 이 위성은 발사 후 10년 동안 서쪽으로는 인도에서부터 동쪽으로는 일본열도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지역5000×5000㎞ 범위를 24시간 동안 지켜보며 황사, 블랙카본, 황산염 등 대기오염 물질을 탐지해 얼마나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어 대기오염 피해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위성과 함께 개발되고 있는 2A 위성은 천리안위성을 대체 해 기상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이 위성은 천리안 위성 보다 성능이 개선돼 지표부근과 대기중상층의 기상 현상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분해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 관측 주기도 세배가량 빨라져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위성기술을 통해서 환경 변화를 즉각적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되면 우선 태풍, 폭설, 황사, 적조 등 재난재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당장 우리나라에서 폭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4000여억원에 이르는데 위성을 통한 기상예보 기술이 향상되면 경제적 손실을 연간 10%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고품질의 기상 관측 정보를 통한 관련 산업 활성화, 효율적인 연안 해양자원 관리 등을 통한 편익도 증가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가 개발 중인 정지궤도복합위성은 3~3.5t 규모의 중형급위성으로, 세계시장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기술 수출도 노려볼만 하다. 이처럼 정지궤도위성은 예측하기 힘든 자연재해와 오염 물질의 유입으로부터 우리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고, 피해 예방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과 향후 기술 수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노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우주기술이다.

우리가 개발 중인 정지궤도복합위성이 세계 첫 번째 정지궤도 환경감시 위성이 되어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환경파수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우주기술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백화점 앞 6중 추돌사고…1명 숨지고 2명 중상 등
  2. 천안시, 11월 '단풍' 주제로 모바일 스탬프투어 운영
  3. 남서울대, '제5회 국제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4. 천안법원, 교통사고 후 허위 진술로 범인도피 도모한 연인에게 '철퇴'
  5.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1. 대전문화방송과 한화그룹 한빛대상 시상식
  2. 천안법원, 투자자 기망한 60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자 '징역 2년 8월'
  3. 전교생 6명인 기성초등학교 길헌분교 초대의 날 행사
  4. 한기대 '신기술.첨단산업분야 인재양성 콘퍼런스' 개최
  5. 천안시, 지역사회치매협의체 회의 개최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