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상 깊었던 사연은 한국인 아내와 일본인 남편의 갈등 이야기였습니다. 이 부부는 한국 목포에서 3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는데, 남편은 그동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는 무엇이든 '천천히' 진행되는 일본 사회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한국인 아내는 "일본에서는 너무 빨리 움직이는 남편이 민폐가 된다"며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 사연은 단순한 생활 습관의 차이를 넘어, '시간과 효율을 대하는 가치관의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한국은 짧은 산업화 기간 동안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며 '빨리빨리'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일본은 과정의 정밀함과 완성도를 중시하는 사회로, 천천히 사람들 사이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게 진행하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언어에서도 드러납니다. 한국어는 간결하고 직설적인 표현이 많지만, 일본어는 정중하고 완곡한 표현이 많아 의사소통 과정에서도 시간이 더 걸립니다.
필자 또한 한국에서 27년간 생활하면서, 처음에는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 사회에 놀랐지만 어느새 그 속도에 익숙해졌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일본의 '천천히' 문화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빠름'과 '느림' 중 어느 쪽이 옳거나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가 만들어낸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이 서로서로 인정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창옥쇼 4'의 한일 부부 사연은, 두 문화가 충돌하는 순간에도 이해와 배려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유튜브나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문화 차이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활발히 다뤄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흐름이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서로 다른 속도의 문화 속에서도, 우리는 이해와 존중이라는 공통의 리듬으로 함께 걸어갈 수 있습니다.
까사이유끼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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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