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한국의 ‘빨리빨리’, 일본의 ‘천천히’ -속도의 문화 차이에서 배우는 이해와 공존

  • 다문화신문
  • 대전

[대전다문화]한국의 ‘빨리빨리’, 일본의 ‘천천히’ -속도의 문화 차이에서 배우는 이해와 공존

  • 승인 2025-11-12 08:53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최근 방영된 TV 프로그램 '김창옥쇼 4'는 강연자 김창옥 교수가 관객들의 다양한 고민을 듣고 삶의 해법을 제시하는 토크쇼로, 이번에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되어 한·일 간의 문화 차이를 주제로 한 사연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필자는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로서 한국에서 오랜 시간 살아오며 두 나라의 문화 차이를 몸소 경험해왔기에, 방송 내용을 더욱 깊이 있게 공감하며 시청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연은 한국인 아내와 일본인 남편의 갈등 이야기였습니다. 이 부부는 한국 목포에서 3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는데, 남편은 그동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는 무엇이든 '천천히' 진행되는 일본 사회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한국인 아내는 "일본에서는 너무 빨리 움직이는 남편이 민폐가 된다"며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 사연은 단순한 생활 습관의 차이를 넘어, '시간과 효율을 대하는 가치관의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한국은 짧은 산업화 기간 동안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며 '빨리빨리'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일본은 과정의 정밀함과 완성도를 중시하는 사회로, 천천히 사람들 사이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게 진행하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언어에서도 드러납니다. 한국어는 간결하고 직설적인 표현이 많지만, 일본어는 정중하고 완곡한 표현이 많아 의사소통 과정에서도 시간이 더 걸립니다.



필자 또한 한국에서 27년간 생활하면서, 처음에는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 사회에 놀랐지만 어느새 그 속도에 익숙해졌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일본의 '천천히' 문화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빠름'과 '느림' 중 어느 쪽이 옳거나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가 만들어낸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이 서로서로 인정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창옥쇼 4'의 한일 부부 사연은, 두 문화가 충돌하는 순간에도 이해와 배려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유튜브나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문화 차이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활발히 다뤄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흐름이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서로 다른 속도의 문화 속에서도, 우리는 이해와 존중이라는 공통의 리듬으로 함께 걸어갈 수 있습니다.

까사이유끼꼬 명예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준비 안된 채 신입생만 받아"… 충남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 건립 지연에 학생들 불편
  2. '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일제히 반발…"역할부터 예산·인력충원 無계획"
  3. '수도권 대신 지방의료를 수술 대상으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우려'
  4. 설동호 대전교육감 "수험생 모두 최선의 환경에서 실력 발휘하도록"
  5. 대전시의회 교육위 행정사무감사…학폭 예방 교육 실효성·대학 사업 점검
  1. '국힘 VS 민주당' 2026 세종시 리턴매치, 총성 울린다
  2. 가원학교 건물 흔들림 원인 밝혀지지 않았는데 증축 공사?… 행감서 질타
  3. 2025 '도전! 세종 교육행정' 골든벨 퀴즈 대회 성료
  4. 세종교육청 '수능' 앞둔 수험생 유의사항 전달
  5. [대전유학생한마음대회] 유득원 행정부시장 "세계로 잇는 든든한 주인공 뒷받침 최선"

헤드라인 뉴스


늦어지는 팩트시트… "관세 인하 언제쯤?" 지역 수출기업 답답

늦어지는 팩트시트… "관세 인하 언제쯤?" 지역 수출기업 답답

한미 정상회담 이후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 지연으로 실질적인 관세인하가 불투명해지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11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인 10월 29일 경주에서 정상회담를 갖고 관세·안보 협상을 포함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양국 간 세부 합의 내용은 거의 마무리됐으며, 팩트시트는 2~3일 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팩트시트는 발표되지 않았고 25%의..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국가유산청은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서천읍성(舒川邑城)'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천읍성은 조선 세종(1438~1450년) 무렵에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 내륙으로 침입하던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으로, 둘레 1645m 규모에 이른다. 조선 초기 국가가 해안 요충지에 세운 방어용 읍성인 연해읍성 가운데 하나다. 산지 지형을 활용해 쌓은 점이 특징이며, 일제강점기 '조선읍성 훼철령(1910년)' 속에서도 성벽 대부분이 원형을 유지해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 현재 전체 둘레의 약 93.3%(1535.5m)가..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청소년 인구 최다' 지표를 자랑하는 세종시가 정작 청소년 예산 지원은 물론 전담 인력조차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에 이어 청소년 예산까지 감축된 흐름 속에 인력·자원의 재배치와 공공시설 확충을 통해 지역 미래 세대를 위한 전사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동청소년 인구(0~24세)는 11만 4000명(29.2%)이며, 이 중 청소년 인구(9~24세)는 7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15.1%를 크게 웃도는 규모로, 청소년 인구 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 2025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 시작 2025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 시작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