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정성으로 청소년·대학생 미래 연 영천시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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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정성으로 청소년·대학생 미래 연 영천시장학회

지난해 각계각층에서 9억원 기탁
849명 학생에 8억7000만원 전달

  • 승인 2026-01-22 17:22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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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앞둔 지난해 12월 22일 백송현 영천여고 학생이 장학금 100만원을 영천시장학회에 기탁하고 있다.
2026년 경북 영천의 교육 현장을 돌아보면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변화의 시작에는 거창한 구호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정성이 있었다. 누군가의 작은 선택으로 시작된 기탁은 어느새 수백 명의 학생에게 닿아 새로운 내일을 여는 기회가 됐다.

서로 다른 삶의 자리에서 출발한 기탁은 하나의 흐름이 돼 장학사업으로 이어졌다. 2025년 한 해 동안 시민과 단체, 지역 모임과 개인이 보내온 장학금 기탁은 5346건, 9억 원에 달했다. 크고 작은 마음이 쌓여 만들어진 기탁금은 숫자를 넘어 학생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실질적인 지원의 기반이 됐다.

모아진 기탁금은 우수인재육성, 창의인재육성, 복지나눔, 교육지원, 인구소멸대응 장학 등 5개 분야 19개 장학사업으로 운영됐다. 그 결과 한 해 동안 849명의 학생에게 약 8억700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영천시장학회는 지난해 동안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에 더 초점을 맞춘 결과 장학금은 단발적인 지원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지속적인 기회가 됐다.

기탁금의 쓰임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작년에 이어 2025년에도 뉴질랜드·호주,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으로 92명의 학생이 해외어학연수에 참여했다. 지역에서 시작된 관심은 학생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었고 낯선 언어와 문화 속 경험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한층 넓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장학사업의 출발점에는 특정 계층이나 일부 후원자가 아닌 영천을 이루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선택이 있었다.

고등학교 입학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은 것을 기념해 다시 장학금을 기탁한 학생,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한 뒤 받은 구호 지원금을 장학금으로 전한 수련원 원장, 손녀의 대학 진학을 계기로 선순환의 나눔을 실천한 조부모,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얻은 소중한 수입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1인 가구 어르신까지 기탁의 사연은 각기 달랐지만, 마음은 같았다.

미술인들의 모임에서는 작품 활동과 전시를 통해 모은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기탁하며 재능 나눔을 실천했다. 부모의 나눔을 지켜보며 자란 자녀가 용돈을 모아 기탁한 이야기 역시 장학금의 의미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지역 기업과 중소기업, 건설·제조업체와 금융기관, 약국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시장 상인들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기탁에 동참했고 출향 인사들도 지역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탰다.

기탁자들이 장학금을 선택한 이유는 복잡하지 않았다. "지역에서 받은 것을 다시 돌려주고 싶어서", "아이를 키우며 교육의 소중함을 느껴서", "작은 정성이지만 꼭 보태고 싶어서" 이 장학금은 누군가의 여유에서 비롯된 기부가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꺼내 놓은 진심이었다. 그래서 장학금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학생과 지역을 잇는 약속이 됐다.

2025년의 기탁은 한 해의 기록으로 끝나지 않는다. 2026년 새해에도 기업과 단체, 소상공인과 개인, 지역 모임과 청년들이 장학금 기탁을 이어가고 있다. 장학금은 이제 특별한 사람만 하는 기부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일상적인 참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마음은 장학금이 돼 학생에게 닿았고 다시 지역의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기탁자들의 선택은 이미 수백 명의 내일 속에 깊이 남아 있다.

영천의 미래를 향한 장학사업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영천시장학회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입학성적우수장학금과 우석장학금, 관내외대학생 생활비 지원, 관외 대학생 교통비 지원을 포함한 장학사업의 신청을 접수 중이다. 해당 장학금은 학업 성취와 생활 여건을 함께 고려한 지원으로 3월 10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최기문 영천시장학회 이사장은 "지난해 영천시 전체 기부액이 400억 원을 넘겨 꿈을 키워가는 지역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장학금 기탁은 아이들의 미래를 직접 응원하는 가장 의미 있는 투자"라고 전했다.


영천=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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