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탄소 안 줄이면… 여름 더 뜨겁고 산불은 더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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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탄소 안 줄이면… 여름 더 뜨겁고 산불은 더 거세져"

민승기 교수팀 발표
"탄소감축 병행해야"

  • 승인 2026-02-19 17:08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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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승기 포스텍 교수
대기 중 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여름은 더욱 뜨겁고 산불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연구팀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탄소 중립만으로는 산불 위험을 충분히 낮출 수 없고 대기 중에 쌓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탄소 감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산불은 흔히 낙뢰나 담뱃불, 실화 등 '불씨'의 문제로 여겨지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기온, 습도, 바람이 만들어 낸 기후 조건이 대형 산불을 키운다. 기온이 올라가고 공기가 건조해질수록 숲은 쉽게 타오르는 화약고가 되고 불은 더 오래, 더 넓게 번진다.

포스텍 연구팀은 기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두 가지 미래를 비교했다. 하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다른 하나는 이미 대기를 떠도는 이산화탄소까지 줄이는 '탄소감축' 시나리오다.

분석 결과는 분명했다.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곳곳에서 산불 위험은 여전히 큰 상태를 유지했다. 북반구 저위도 지역에서는 오히려 위험이 커지기도 했다.

반면, 탄소 감축 시나리오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줄면서 기온이 내려가고 습도가 높아져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크게 완화됐다. 이러한 효과는 기존에 산불 위험이 큰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단순히 기온 변화 때문이 아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바다와 대기의 거대한 흐름을 바꾸고 강수 패턴과 기온 분포를 바꾼다. 대서양 자오면 순환의 변화, 열대수렴대 위치 이동 등 대규모 기후 시스템의 재편이 지역별 산불 위험을 좌우한 것이다.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만으로 이미 넘친 물을 치울 수 없듯, 탄소 배출을 멈추는 것만으로는 변해버린 기후를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탄소 포집·저장 기술, 탄소 제거 기술, 산림 복원 등 자연 기반 탄소 흡수 전략을 포함한 탄소감축은 필수다.

이는 에너지, 환경, 도시 계획,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과 기술 개발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탄소중립 이후의 세계가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연구는 과학적으로 보여준다.

민승기 교수는 "탄소 중립은 산불 위험 증가를 멈추는 단계일 뿐, 이미 커진 위험을 되돌리는 해법은 아니다"라며 "극한 산불로부터 사회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탄소 중립을 넘어서는 탄소 감축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김유진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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