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사는 기억하고 민심은 안다, 하지만 '진짜 심판'은 따로 있다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 역사는 기억하고 민심은 안다, 하지만 '진짜 심판'은 따로 있다

부산=김성욱 기자

  • 승인 2026-03-03 01:01
  • 수정 2026-03-06 17:17
  • 신문게재 2026-03-04 6면
  • 김성욱 기자김성욱 기자
photo_2026-03-06_17-04-04
부산=김성욱 기자
"서로를 향한 '심판'의 구호만 무성한 정글 속에서, 정작 자신을 향한 '내면의 심판대'는 실종됐다."

◆ 보듬음 잊고 서로를 짓밟는 비정한 정글

매일 아침 마주하는 대한민국은 가히 '인간 실격'의 전시장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진영 이익을 위해 과오를 정의로 둔갑시키는 정치권이나, 확증편향에 갇혀 혐오를 배설하는 대중이나 매한가지다.

사실 이 비정한 정글 속에서, 필자를 포함한 그 누구도 절대적 심판대 앞에 '실격자'가 아니라고 감히 단언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보듬음의 미덕을 잊었다. 대신 서로를 짓밟는 독기만 남았다.

◆ 비겁한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의 보루

우리를 파멸로 이끄는 치명적인 독은 '비겁한 두려움'이다. 눈앞의 이익과 시선에 굴복해 잘못된 길임을 알면서도 내딛는 발걸음이다.

나약한 자신을 이겨내고 정략적 이해나 군중심리에 타협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무너진 공동체를 재건할 마지막 보루다.

◆ 내면의 제어 장치, 절대적 기준의 필요

이 용기가 객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내면에 서늘한 제어 장치가 있어야 한다.

바로 '사후세계와 심판'이라는 유익한 가설이다.

특정 종교를 떠나, 가변적인 '표심'이나 '여론'이 아닌 변치 않는 '절대적 기준'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래야 인간은 사람 앞에 당당해지는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

◆ 소멸 아닌 회귀, 삶과 죽음의 숭고한 여정

삶의 이치를 보자. 죽음을 맞이할 때 치르는 '초상(初喪)'은 '처음 초(初)'자를 쓴다. 역설적으로 '둘째 죽음'이 예비돼 있음을 시사한다.

사람이 죽었을 때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것 역시 본향(本鄕)인 사후의 어딘가가 존재한다는 언어적 화석이다. 삶은 단절된 소멸이 아니다. 본래의 자리로 회귀하는 숭고한 여정이다.

◆ 왜곡된 여론 너머 양심의 파수꾼 세우기

우리는 흔히 '역사는 기억하고 민심은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역사나 민심조차 때로는 불완전하다.

권력에 의해 기록이 왜곡되거나, 선동에 의해 민심이 눈멀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심연의 악행까지 꿰뚫어 보는 '진짜 심판'이 필요하다. 피할 수 없는 심판대를 상정할 때 인간은 비겁한 침묵을 멈춘다.

사후세계를 믿는 행위는 삶에 가장 엄격한 '양심의 파수꾼'을 세우는 일이다.

◆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세운 엄중한 법정

이기심이 판치는 요지경 속이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기댈 곳은 저 너머의 세계가 아니다.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세운 '엄중한 내면의 법정'이다.

"결국 진정한 심판은 나로부터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오늘도 승리하자."

부산=김성욱 기자 attainuk051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맥도날드·세종시립박물관' 차례로 오픈… 고운동 정주여건 좋아진다
  2. 김해낙동강레일파크 10년간 266만명 찾았다
  3. 아산시, 골목형상점가 4곳 추가 지정
  4. 표준연, 국산 반도체 공정용 가스 '품질평가 체계' 구축
  5. 꿈의 무용단 천안, 전국 예술단과 '우리들의 하모니' 선보여
  1. 한기대 STEP, '스마트직업훈련 패키지 과정 3기' 모집
  2. 천안어린이꿈누리터, 8월 '2026 찾아가는 팝업놀이터' 운영
  3. 천안청수도서관, 원어민과 함께하는 '모든 영어 모든 독서' 운영
  4. 천안도솔도서관, 여름방학 맞이 다채로운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5.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헤드라인 뉴스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대전 서구의 한 무허가 예식장이 구청으로부터 형사 고발과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받았으나,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대전 서구의회가 예비부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전 서구의회 청년의원 일동은 7일 오전 10시 의회 앞에서 적법한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서구 월평동의 모 예식장에 대한 소비자 피해 방지와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업체는 공연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예식 영업을 했고, 일반음식점 영업 신고 없이 음식을 조리하고 제공 했다. 서구청은..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이 1만가구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도 4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는 피해주택 매입 절차를 단축하고 계약 전 위험을 점검하는 예방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세사기피해자 등 결정 및 피해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LH가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은 1만256가구로 집계됐다. 피해주택 매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4년 90가구에 불과했던 매입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977가구(월평균 163가구), 하반기 3924가구(월..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세종시에서도 '기림절' 의미를 되새기는 사진전과 시민 행사가 차례로 열린다. 사진전은 이 기간 세종시청 1층 로비에서 선보이고, 기림의 날 시민 행사는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세종호수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일대에서 진행된다. 세종여성회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뜻을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마련하고 있다. 세종여성회(대표 이혜선)가 주최·주관하고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조상호)가 후원하는 '제1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절 기억주간 사진전'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