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공약 경쟁으로 지역을 바꾸는 선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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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공약 경쟁으로 지역을 바꾸는 선거가 되기를

박철환 법무법인 지원P&P 대표변호사

  • 승인 2026-03-15 16:43
  • 신문게재 2026-03-16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박철환 변호사
박철환 변호사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아직 예비후보 등록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지역 정치권은 이미 선거 분위기에 들어섰다. 각 정당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누구를 후보로 내세울지, 어떤 기준으로 공천이 이루어질지에 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관심은 커지지만,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져야 할 시점이다.

지방선거는 우리 생활과 가장 가까운 정치 과정이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들은 지역의 행정과 정책을 직접 결정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도로 하나를 새로 만들지, 공원을 조성할지, 지역의 교육과 복지 정책을 어떻게 운영할지와 같은 문제들이 모두 지방정치의 영역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선거는 단순히 정치적 경쟁을 넘어 지역의 미래와 주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는 결국 지역 주민과의 약속이다. 후보자들이 주민들에게 내놓는 공약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당선된다면 이러한 일을 하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이다. 그렇기에 선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에 대한 비방이나 상대의 약점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는 일이어야 한다.

물론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후보자들은 지역 곳곳을 돌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을 늘릴 것이다. 주민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현장의 목소리를 파악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와 함께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은 충분한 숙고와 준비다. 지역의 현실을 면밀히 살피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며, 실제로 실행 가능한 공약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추상적이거나 막연한 약속이 아니라 재원과 절차, 실행 방법까지 고민된 공약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가 끝난 뒤에도 공약이 공허한 말이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공약은 단순히 눈에 띄는 사업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과 연결되어야 하며, 주민들의 생활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때로는 거창한 개발 사업보다 생활과 밀접한 작은 정책이 더 큰 만족을 줄 수도 있다. 교통, 교육, 돌봄, 환경, 문화 등 주민들의 일상과 직결된 문제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고민했는지가 공약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기준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선거가 공약의 질을 높이는 선의의 경쟁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상대 후보의 공약을 깎아내리는 경쟁이 아니라, "내 공약이 왜 더 효율적이고 지역 주민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 서로 더 나은 정책을 고민하고 비교하는 과정 속에서 정책의 수준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결국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지역 주민이 될 것이다.

또 하나 바라는 점이 있다. 선거는 경쟁이지만, 경쟁이 끝난 이후에는 지역을 위한 협력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당선된 후보가 자신의 공약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다양한 아이디어 중 더 좋은 정책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상대 후보가 제안한 공약이라 하더라도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과감히 차용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의 모습일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이 서로의 정책을 검토하고, 장점은 배우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그 자체가 지역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축적된 정책과 아이디어들은 결국 지역 행정의 자산이 되고, 주민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서로를 향한 비방이나 흠집내기가 아니라 공약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놓고 경쟁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경쟁 속에서 서로의 좋은 정책을 기꺼이 배우고 받아들이는 성숙한 정치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2026년 6월 3일의 선택이 끝난 뒤, 지역 주민들이 "이번 선거 덕분에 지역이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방선거가 지녀야 할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그런 선거 풍토가 자리 잡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박철환 법무법인 지원P&P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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