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드는 5분"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 직접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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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드는 5분"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 직접 해보니

헌혈의집서 5분 만에 기증 등록
신상·신청서 작성 뒤 혈액 채취
"이식 대기자에겐 실낱 같은 희망"
세종 공직사회 이식 잇따라 화제
연간 500명 대기 "사회 노력 필요"

  • 승인 2026-05-01 17:06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은 헌혈의집에서 5분 내외의 간단한 절차로 가능하며, 이는 유전자 일치 확률이 극히 낮은 혈액암 환자들에게 삶을 되찾아줄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최근 세종시 공직자들의 기증 사례가 화제가 되었으나, 여전히 골수 이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근거 없는 낭설이 기증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증 방식이 성분 헌혈과 유사해 안전하다고 설명하며, 기증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기업의 유급 휴가 보장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조혈모세포
4월 29일 헌혈의집 세종센터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등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교 기자)
"많이 바쁘시죠? 따로 대기자가 없으면, 5분이면 됩니다."

누군가에겐 실낱 같은 희망, 혹은 사람을 살릴 기적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기회.

그 기회의 단초를 만드는 데에는 5분 남짓한 시간과 신분증, 그리고 조금의 용기만이 필요하다.

최근 세종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얘기다.

지난달 29일 찾은 헌혈의집 세종센터에서는 약 5분 만에 기증 희망자 등록 절차를 모두 밟을 수 있었다.

전자문진표 작성 이후 바로 상담이 가능했고, 주요 사항 안내와 함께 기증희망자 신상 정보와 신청서를 작성한 뒤 조직적합성항원(HLA) 검사를 위한 혈액검체 5㎖를 채혈했다.

기증 희망자 등록에는 불과 5분 남짓한 시간이 소요됐고 절차도 간단했지만, 기약 없이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혈액암 투병 환자에겐 삶을 뒤바꿀만한 가능성을 남겨주게 된다.

세종 공직사회에서는 그간 조혈모세포 이식 사례가 잇따르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1일 지역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0대 혈액암 투병 환자 A 양이 세종경찰청 김재원 경장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고비를 넘겼다. 무려 15년 전 김 경장의 기증 희망자 등록으로부터 이어진 기적이었다.

또 2021년에는 30대 혈액암 환자가 세종소방본부 소속 장용두 소방장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은 바 있다. 장 소방장의 경우 기증 등록 이후 11년 만의 이식이었다.

세종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재원 경장. (사진=세종청 제공)
10대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세종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재원 경장. (사진=세종청 제공)
이처럼 기증을 희망한 뒤 오랜 세월이 흘러 실제 이식 사례로 이어지게 된 것은 HLA의 일치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백혈병이나 혈액암 등 난치성 질병 치료에 쓰이는 조혈모세포는 HLA가 일치해야 이식이 가능하지만, 일치 확률이 형제자매 간에도 25%, 혈연이 아닌 경우에는 0.00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기증 희망자 등록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지만 일치 확률 등을 고려하면 사회적으로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통상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는 연간 500여 명 가량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 가운데 40% 정도가 비혈연 간 기증으로 고비를 넘기고 있다.

현장에선 여러 낭설이 기증 희망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수 이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이식하면 허리가 나빠진다'는 낭설들이 있기 때문인데,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07년 이후 기증 방식이 대부분 골수 이식이 아닌 말초혈 기증(성분헌혈)으로 이뤄지며 기증 방법을 기증자가 선택할 수도 있다.

조혈모세포
국내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 현황. (사진=대한적십자사 현황 공개 자료 갈무리)
말초혈 기증 시 백혈구 촉진제로 불리는 '과립구 집락 촉진 인자' 투여로 인해 감기와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지만 곧 회복되며 조혈모세포도 이식 뒤 2~3주 내 회복된다.

기증 희망자 등록은 간단하다. 여러 등록기관이 있지만 전국 곳곳의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헌혈의집에서도 기증 등록을 할 수 있다.

등록은 18세 이상, 40세 미만인 경우 가능하며 실제 이식은 55세 미만(40세 전 등록)까지 이뤄진다. 기증자가 원한다면 시간을 더 할애해 헌혈과 함께 등록을 진행할 수도 있다.

세종센터 관계자는 "세종의 경우 공직자들과 젊은층의 등록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실제 HLA 일치 환자를 찾아 이식 가능 통보가 이뤄져도 낭설로 인한 사회적 인식과 가족 반대 등에 부딪혀 이식이 불발되는 경우도 상당하고, 기증 시 3~4일의 입원이 필요한 만큼 휴가 처리 등 제도 개선도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센터 관계자는 "공무원의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병가 등을 받지만 기업에서는 유급휴가를 써야 한다"이라며 "관련해서 제도 개선이나 기업들의 인식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조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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