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비야 비야 내려라, 장마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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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다문화] 비야 비야 내려라, 장마의 계절

  • 승인 2026-05-31 11:32
  • 신문게재 2026-01-31 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한국의 장마는 약 한 달간 짧고 굵게 비가 집중되는 반면, 일본의 장마는 40~50일 동안 부슬비가 길게 이어지며 습도가 높은 기후적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에서는 장마를 운치 있는 계절로 즐기며 맑은 날씨를 기원하기 위해 하얀 천으로 만든 '테루테루보즈' 인형을 처마 끝에 매다는 독특한 풍습이 있습니다. 테루테루보즈는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옛사람들의 절실한 마음이 투영된 문화로, 다가올 장마철에 소중한 날의 화창함을 기원하며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봄에 피었던 꽃과 꽃가루, 그리고 봄벌레들을 씻어내듯 찾아오는 장마. 한국의 장마와 일본의 장마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의 장마는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 사이 약 30일 동안 비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거세게 내린다. 이 시기에는 강수량이 많아 산간 지역 인근에 산사태 주의보가 내리는 것이 한국의 일상적인 풍경 중 하나이다.

반면, 일본의 장마는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찾아오지만, 기간이 대략 40~50일에 걸쳐 비가 부슬부슬 길게 내린다는 특징이 있다. 이 장마 기간에는 눅눅하고 습도가 높은 상태가 이어진다. 장마철을 대표하는 꽃인 수국이 곳곳에 만개하고, 수국 잎에는 달팽이들이 옹기종기 얼굴을 내민다. 일본에서는 장마를 하나의 계절적 풍물시로 여기며, 이 계절만의 운치를 즐기는 풍조가 있다. 이 시기에는 빗소리를 즐기며, 일본식 전통 가옥의 툇마루(엔가와)에 앉아 지붕 아래 수국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기도 한다. 쓸쓸하게도 들리는 빗소리는 어딘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소리가 되어, 예로부터 비에 얽힌 많은 시와 하이쿠(일본 전통 짧은 시)가 지어졌다.

하지만 장마가 길어지면 맑은 날씨를 바라며 '테루테루보즈(てるてる坊主)'를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다. 테루테루보즈란 비가 그치고 맑아지기를 기원하며 하얀 종이나 천으로 만드는 인형이다.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① 하얀 휴지나 천을 둥글게 뭉쳐 머리를 만든다. ② 머리에 하얀 천을 씌우고 목 부분을 끈으로 묶는다. ③ 얼굴은 '소원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그리지 않는다'는 설도 있다. ④ 머리를 위로 향하게 하여 처마 끝이나 창가에 매달기만 하면 된다.

참고로 이 테루테루보즈를 거꾸로 매달면 반대로 비가 내린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직접 만들어 보면 무척 사랑스러운 테루테루보즈이지만, 일본의 동요 '테루테루보즈'의 가사를 보면 조금 무시무시하다. "날이 개면 달콤한 술을 주겠지만, 비가 그치지 않으면 목을 싹둑 잘라버리겠다"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옛날 일본 사람들에게는 날이 개는 것이 매우 절실했음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 다가올 장마철, 어떻게 해서든 맑았으면 하는 소중한 날 전에는 테루테루보즈를 만들어 비가 그치기를 기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니시가미 아야카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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