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같은 이유식, 다른 문화 -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태국 엄마의 기록

  • 다문화신문
  • 대전

[대전다문화]같은 이유식, 다른 문화 -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태국 엄마의 기록

육아 문화를 통해 사회의 가치관을 살펴 보다

  • 승인 2026-07-15 09:10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한국과 태국은 생후 6개월부터 영양 공급을 위해 이유식을 시작하지만, 한국은 체계적인 농도 관리와 소고기 섭취를 강조하는 반면 태국은 모유를 섞은 미음과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유연한 문화를 보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한국의 계획적이고 과학적인 육아 방식과 태국의 경험 중심적인 가치관을 반영하며, 방식은 다르더라도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동일합니다.

26.7.16.) 사진 1_같은 이유식, 다른 문화_따이
따이 명예기자 제공
2025년 12월, 나는 한국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던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어느새 아이는 생후 6개월이 되었고 이유식을 시작할 시기가 찾아왔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유식에 관해 찾아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태국의 이유식 문화 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유식을 시작하는 목적은 한국도, 태국도 비슷하다. 생후 6개월 이후 모유·분유만으로는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운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아이를 위한 첫 이유식으로 태국에서는 보통 쌀미음에 모유나 분유를 섞어 먹이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익숙한 맛을 통해 새로운 음식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반면 한국에서는 쌀과 물의 비율을 정확히 계산한 '10배죽' 등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이유식의 농도와 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문화가 인상적이었다. 태국에서 자란 내게 낯설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문화였다.

한편, 이유식 재료를 다루는 방법도 다르다. 예를 들어 '철분'은 반드시 음식으로 보충해야 하는 주요 영양소 중 하나인데, 한국에서는 이유식 초기부터 소고기를 일찍 먹일 것을 소아과 전문의·육아 정보 등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반면 태국에서는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 닭고기, 닭간, 연어 등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소고기를 먹이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처럼 대표적인 철분 공급원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이는 태국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소고기를 주식처럼 소비하지 않는 식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식재료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유식을 준비하고 육아 정보를 접하면서 이러한 차이는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이유식 문화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다. 새로운 재료를 하나씩 추가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관찰하며, 영양소를 과학적으로 관리한다. 육아에서도 전문성과 근거 중심의 접근이 강조된다. 반면 태국의 이유식 문화는 비교적 유연하다. 아이의 반응과 가족의 식습관을 고려해 재료를 선택하고, 다양한 식재료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해진 방식보다는 상황에 맞는 적응과 경험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기에, 어느 한쪽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같은 이유식이라도 나라에 따라, 사람에 따라 처음 먹이는 음식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양소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가 음식을 잘 먹고,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며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따이 명예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강당골 계곡 대대적 정비 박차
  2. 성남시, 1기 분당신도시 정비구역 확대 가능성 검토
  3. 경기 광주시, 470만 명 중부권 광역급행철도 JTX ‘조기 추진’ 촉구
  4. 경산시, 경산역~경산시장 야간경관 조성
  5. 대전시 조건 안 맞는 중수청 대안 냈었다… 청사 선정 배경 논란
  1. 세종시 신규 사무관 8명... 새로운 출발 다짐
  2. [르포] "오늘 영업 안 하나요"… 갑작스러운 휴업에 멈춘 홈플러스 유성점
  3. 중수청 예산 순위도 밀린 대전… 세종 임시청사 장기화 우려
  4. 코스피 7000선 붕괴에 개미들 '통곡'... 매도 사이드카에 서킷브레이커까지
  5. [기고] 국가의 생존을 누구 손에 맡길 것인가

헤드라인 뉴스


"버스 한번 타기 어렵다"…유성구 마을버스 노선개편 수년째 공회전 주민 불편

"버스 한번 타기 어렵다"…유성구 마을버스 노선개편 수년째 공회전 주민 불편

대전 유성구 마을버스 노선 개편 문제가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해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신도심과 외곽 지역 등을 중심으로 버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구비 부담이 커 노선 증설이 어렵고 시내버스와 운행이 겹치는 일부 노선의 적자도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행정당국의 재정부담이 마을버스 노선 개편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인데 일각에선 향후 대전시 순환버스 도입 과정에서 마을버스 노선을 통합,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유성구 마을버스는 총 18대, 3개 노선으로 1번(충대농대종점~청벽산공원)..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낡은 시설을 바꾸면 전통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거대한 유통 공룡들과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의 전통시장들도 현대식 지붕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장하며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현대화 사업의 종착지는 단순히 '쾌적한 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어야 한다.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정작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은 외..

촉법소년 `1살 하향` 제동… 연령 기준 다시 논의되나
촉법소년 '1살 하향' 제동… 연령 기준 다시 논의되나

강력·중대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한 살 낮추려던 정부 방안이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성평등가족부의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보고받고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한 살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국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다시 토론하자고 주문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날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공론화 결과를 보고했다. 시민참여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