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학자·소설가…한 도시가 품어온 역사 인물들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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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학자·소설가…한 도시가 품어온 역사 인물들의 발자취

왜구를 물리친 장군, 백성을 먹여 살린 목민관, 독립을 위해 총을 든 영웅, 그리고 고향의 언어로 삶을 기록한 소설가

  • 승인 2026-08-28 10:51
  • 수정 2026-08-30 10:07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1, 2. 보령시청사
보령시청(사진-보령시제공)
보령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를 땅 곳곳에 새기고 있다.

고려 말 전라우도 도만호 김성우(1327~1392) 장군은 임금의 명을 받아 보령 남포 일대에 출정해 왜구를 소탕했다. 흩어진 백성을 다시 불러 모아 농사를 짓게 하며 지역의 평화를 되찾은 공로로 이 땅을 하사받았고, 후손들은 대대로 보령에 터를 잡았다. 보령시는 매년 11월 1일 청라면 나원리 묘역에서 추모제향을 봉행하고 있다.

조선 중기 학자 토정 이지함(1517~1578)은 청라면 장산리 출신으로, 의학·천문·지리·역학에 두루 통달했다. 56세에 포천 현감으로 관직에 나선 그는 아산 현감 시절 걸인청을 운영해 굶주린 백성이 스스로 살아갈 길을 열어줬다. 오늘날 '토정비결'로 전 국민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그의 후손인 소설가 이문구는 훗날 조상의 삶을 소설로 되살렸고, 이지함의 위패가 모셔진 화암서원은 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있다.

1920년 청산리대첩을 이끈 김좌진(1889~1930) 장군은 홍성 출신이지만, 사후 보령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1957년 유해가 청소면 재정리로 옮겨져 부인 오숙근 여사와 합장됐으며, 묘역은 1989년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보령시는 성역화 사업을 추진했고, 매년 10월 22일 이곳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소설가 이문구(1941~2003)는 대천동 갈머리 마을에서 태어나 1966년 「백결」로 등단했다. 대표작 『관촌수필』은 충청도 토속어로 고향 사람들의 삶을 그려낸 자전적 연작소설로, 드라마로도 제작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89년 청라면 장산리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토정 이지함』, 『매월당 김시습』 등을 잇달아 펴냈다.

보령시는 이들이 남긴 삶의 가치를 꾸준히 재조명하며, 관련 유적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그 정신이 다음 세대에 자연스럽게 전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령=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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