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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준 배재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
부산항은 대형선박의 원활한 입출항을 위해 신항·북항·감천항 등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준설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항 역시 진입항로와 선회장, 부두 전면에 퇴적되는 토사를 제거해 계획수심을 확보하고 있다. 광양항은 항로 증심과 함께 대규모 준설토 처리를 위한 광역 준설토 투기장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천항도 조수간만의 차와 지형적 특성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유지준설이 필요한 항만이다.
그러나 군산항은 다른 항만과는 다른 관점에서 준설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가 군산항과 새만금항 신항을 하나의 광역항만인 '새만금항'으로 묶어 육성하기로 한 만큼, 군산항의 안정적인 수심 확보는 새만금항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항은 금강 하구에 위치해 상류에서 유입되는 토사가 지속적으로 항로와 항만 수역에 퇴적되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 퇴적이 누적된 후 대규모로 준설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대응이 어렵다. 군산항은 '필요할 때 준설하는 항만'이 아니라 '항상 계획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준설해야 하는 항만'이다.
준설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항로 수심이 낮아져 선박의 입출항에 제약이 발생하고, 선박 대기시간 증가와 운항 효율 저하,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새만금 산업단지와 연계해 향후 산업 및 물동량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심 확보는 군산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다.
따라서 군산항에는 '상시준설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상시준설체계란 퇴적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후 준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항로와 선회장, 부두 전면의 수심과 퇴적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구간을 선제적으로 준설해 항상 계획수심을 유지하는 관리체계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군산항에 대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 상시준설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연간 예상 퇴적량과 준설물량을 과학적으로 산정하고 이에 맞춰 안정적으로 준설할 수 있는 예산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매번 준설 필요성이 발생한 이후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으로는 구조적인 퇴적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둘째, 상시준설과 준설토 처리시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계해야 한다. 군산항 제2준설토 투기장 등 처리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장기적인 준설토 발생량까지 고려한 처리 및 활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준설토 가운데 활용 가능한 물질은 항만 배후부지 조성, 연안정비, 건설재료 등으로 재활용해 투기장 부족과 환경 부담도 줄여야 한다.
셋째, 군산항의 상시준설을 국가 항만정책의 핵심 관리사업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군산항의 퇴적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금강 하구라는 지리적·수리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정부나 항만 운영주체의 단발성 사업에 의존하기보다는 국가가 책임지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부산·인천·울산·광양항의 지속적인 유지준설도 중요하지만, 군산항은 특히 퇴적을 전제로 한 상시준설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국비 지원과 준설토 처리시설 확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항만은 수심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부두와 배후단지를 갖추어도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특히 군산항에서 준설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항만의 정상적인 기능과 지역산업의 물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투자다.
이제 정부의 항만 준설정책도 사후 대응에서 선제적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군산항에 대해서는 '준설이 필요할 때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매년 안정적으로 준설할 수 있도록 예산과 처리시설을 미리 확보하는 상시준설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군산항의 미래 경쟁력은 새로운 부두를 얼마나 건설하느냐뿐만 아니라 선박이 언제든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도록 적정 수심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준설은 항만 경쟁력이다. 그리고 군산항에서 상시준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윤경준 배재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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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