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학생 두번 울린 학교

  • 사회/교육
  • 교육/시험

학교폭력 피해학생 두번 울린 학교

  • 승인 2016-12-29 17:00
  • 신문게재 2016-12-29 7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피해학생 보호는 커녕 감시하거나

윽박지르는 등 보호 조치 소홀


<속보>=대전 서구 A중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도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본보 12월16일ㆍ23일자 7면 보도>

피해학생 학부모에 따르면 코뼈와 이가 부러져 수술을 받은 B군은 7일 후 퇴원해 학교에 등교했지만, 교실에는 ‘쌍방이다’, ‘B군이 가해자다’라는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

당시는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인데, 학교는 이미 ‘쌍방폭행’으로 결론을 내린 듯한 분위기 였으며, 한 교사는 수업시간에 “헤드록은 살인행위다”라는 발언까지 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B군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피해학생 학부모가 항의 및 반 교체를 요구하자 그제서야 학교는 반을 교체하는 등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B군이 상담교사와의 상담을 원하자 담임교사는 체육시간에 갈 것을 지시했고, 이에 B군이 체육교사에게 허락을 구하자 “왜 내 시간에 상담을 받느냐”며 화를 내고 윽박지른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같은 분위기는 B군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겼고, B군은 현재까지 정신과 치료와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B군을 상담한 정신과 의사의 소견에는 ‘B군은 이 사건으로 인해 자기 비하 및 회의감과 더불어 자살사고도 엿보인다. 또 정서적 우울감, 불안감, 긴장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억울함이 상당해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B군이 4월 19일부터 5월 25일까지 학교에서 6차례의 상담을 받았으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는 정반대의 입장을 전했다.

A중학교 교장은 “학교는 사건 이후 상담 등을 통해 B군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교사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 B군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보다 공부도 더 열심히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잘하는 학생으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피해학생 학부모는 “학교의 잘못된 조사로 피해를 입고도 쌍방폭행으로 결론이 나면서 가해자가 됐다”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 싶은 뿐”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세종시, 전국 최고 안전도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