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전문기업 ‘회상사’ 건물·부지 매각... 소장자료 곳곳에 흩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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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전문기업 ‘회상사’ 건물·부지 매각... 소장자료 곳곳에 흩어져

오랜 경영난 끝에 최근 8층짜리 건물·토지 팔려
축소이전 후 자료 3곳에 나눠 보관
도난·훼손 우려 목소리 제기돼

  • 승인 2021-04-21 17:43
  • 신문게재 2021-04-22 5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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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전문기업 회상사가 최근 본사 건물과 토지를 매각한 후 인근 임시 사무실로 축소 이전했다.
7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족보 전문기업 '회상사'가 최근 본사 건물과 토지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랜 경영난 끝에 대전 동구 중동에 있는 8층짜리 본사 건물을 팔고, 인근 임시 사무실로 축소 이전한 가운데 족보와 소장 문헌 등 자료가 올곧이 보존될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올해 초 본사 건물과 토지를 일괄 매각한 회상사는 인근의 2층 건물로 이전하고 창고 공간을 활용해 그동안 발행한 족보를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각종 문헌과 여타 자료들은 두 군데로 나눠 새마을지회 일부 공간에 상자에 담아 보관하거나 박병호 대표가 개인 소장하고 있다.



본사 건물을 매각한 후 이전한 사무실이 협소해 지난 70여 년 쌓인 자료를 한곳에 보관할 수 없어 알음알음 공간을 확보해 세 군데로 분산해 수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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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양녕대군의 친필
'회상사'는 1954년 고 박홍구 회장이 설립한 이후 동구 중동 한 자리에서만 70여 년 지켜온 족보 전문기업이다. 한국전쟁 이후 전국 1호 족보회사로 1966년 춘전(春田)에서 딴 '춘천제'라는 이름으로 특허등록 후 족보를 제작해왔다.

성씨별 족보는 물론 유명인들의 친필부터 보물로 지정된 임금의 교지첩까지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헌들을 보관하고 있다. 안중근, 김홍집, 박문수의 친필부터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이은 역대 대통령의 친필, 조선시대 왕자수업을 받던 대군들의 붓글씨들도 다수 남아있다.

5만여 권의 계보학 자료가 소장한 한국 족보문화의 산실로 손꼽히는 회상사는 지난 1994년 1200문중 족보 350만 권 달성에 이어 2007년 박병호 대표 취임 이후 2012년 대동보 500여 종과 파보 1500여 종, 가승보 900여 종 등 총 600만 부 이상을 발간, 당시 한국 족보의 80%가량을 발행했다. 2014년도에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인터넷 족보를 개발했으며, 2016년 모바일 족보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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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로 지정된 임금의 교지첩
회상사 본사 건물과 토지 매각이 최근 알려지면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헌들의 도난이나 훼손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두 차례 족보가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수천 권의 족보는 물론 문중으로부터 족보 제작 이후 선물로 받은 병풍과 도자기 같은 소장품도 일부 분실했다.

박병호 회상사 대표는 "선친이 설립한 자리에서 끝까지 가업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족보 인식이 쇠퇴하면서 오래전부터 경영난을 겪었다"라며 "방대한 자료를 한곳에 보관하기가 어려워 중요한 문서들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고, 족보책은 지금 건물에, 나머지 문헌들은 동구 새마을지회의 일부 창고에 넣어놨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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