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용 교수 |
최근 도시 계획에 있어 주거, 산업과 경제, 교육, 의료복지, 문화와 예술, 교통, 레저와 여가 등의 기능이 인간 행동과 지각, 감정, 사회적 상호작용 등과 함께 복잡하게 얽혀 운영되는 생명체로 이해하게 됐고 뇌 과학(Brain Science)의 영역에서 다뤄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도시계획은 도시의 삶에서 주민들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등을 먼저 설계하고 적용 가능한 모든 기술을 집적해 그에 맞춰 도시를 구성하게 된다. 또한 주민들의 다양한 행동방식과 체감 및 공감에 따른 상호작용으로 생성되는 도시의 모든 현상을 사물인터넷을 통해 인지하고 빅데이터화 해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도시의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으로써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이와 같이 도시의 건립과 운영은 도시계획과 건설의 몫만이 아니게 된 것은 이미 지난 일이 됐으며 모든 영역에서의 기술과 서비스가 집약돼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주민의 삶에 있어 도시는 분명하게 매력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도시가 더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주민들의 삶이 반드시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은 역설적인 현실이다. 도시에는 축복도 존재하지만, 도시재해와 함께 삶의 격차와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갈등의 요소가 상존하며 이를 상생발전의 동등한 가치로 인정해야 한다.
여기에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가치를 지향하기 위한 노력이 도시의 기반과 환경을 구축하는 고도의 기술적인 지원으로만 그치는 것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 도시는 사회적 인식과 공감, 관계 형성 등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공간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인문학적인 감수성이 매우 필요하다.
도시의 신뢰와 품격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상황과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문학적 감수성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안전을 고려하는 정책과 주민의 다양한 참여가 필요하다. 최근 우리 대전에서도 많은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의 구성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함으로써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줄이고 안전한 도시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문학적 감수성은 도시 공간과 환경을 삶의 주체인 주민을 중심으로 설계하는데 주요한 요인이다. 도시의 공공공간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활동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소로서 예술과 문학, 건축 등을 통해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공적 공간을 친화적이고 안전한 장소가 돼야 한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교육열이 높으며 초·중등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수준이 높다. 교육의 수월성, 수요 맞춤형 인재양성과 같은 교육은 학부모와 학생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계층을 고착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고질적인 폐해다. 깊은 반성과 함께 인문학적 감수성을 강조하는 교육과 삶의 인식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
또한 도시 삶의 다양성에 대한 공감과 자유로운 비판의 참여를 위해 교육 기관과 커뮤니티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강력한 사회적 인권과 공익적 안전을 지향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범죄 예방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도시 주민들이 안전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인문학적 감수성은 세계시민의식을 고취하고 포용적이고 인간 중심의 도시를 형성하여 모든 주민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신뢰와 품격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 지역의 대학은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존중하고 예술과 인문학적 품격의 소양을 기반으로 외국인 학생과 연구원들이 함께 협력하는 경험을 통해 환경과 인권문제, 사회적 불평등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통찰과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 또한 지속 가능한 공동의 개발목표를 위해 사회적 공헌과 경제적 공정 등의 의식을 지역과 공유할 수 있도록 상생발전의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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