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감독한 김덕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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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감독한 김덕영 감독

'김일성의 아이들' 감독 후 4년만의 신작
2월1일 개봉 앞두고 시사회
대전은 가오 CGV 한 곳 상영 예정

  • 승인 2024-01-27 02:20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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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일 대한민국의 탄생, 그 비밀의 문이 열립니다. 우리가 70년 동안 몰랐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개봉하니 꼭 극장에 오셔서 역사의 진실을 알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김덕영 감독(다큐스토리 프로덕션 대표)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제작한 뒤 25일 오후 7시 대전메가박스 현장에서 열린 시사회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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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의 아이들’을 16년에 걸쳐 동유럽을 넘나들며 완벽한 자료수집 후 감동적으로 만들어내 뉴욕세계영화제, 니스국제영화제 등 세계 15개 국제영화제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되었고, 로마무비어워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작품상, 동유럽국제무비어워드에서 은상을 수상한 김덕영 영화감독은 ‘김일성의 아이들’에서 6·25 전쟁 때 북한에서 동유럽 국가들로 보내진 5000여 명에 달하는 전쟁고아들의 삶을 조명했다. 이후 4년 만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삶을 조명한 그는 “'건국전쟁'은 '김일성의 아이들'에 담긴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며 “북한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승만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김덕영 감독은 “시사회에 학교 선생들이 많이 오시는데 학생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시고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역사 의식을 심어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김 감독은 “4년 전 ‘김일성의 아이들’을 찍을 당시 북한에서 ‘이승만 괴뢰도당을 타도하자’는 구호가 유행한다는 말을 듣고, 저널리스트 입장에서 호기심이 생겨 이승만이라는 키워드로 현대사의 비밀을 풀어보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은 시각화된 정보를 제공해야 되니까 사실을 찾아 발품도 많이 팔아야 되고 제작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succeed가 ‘성공’이란 뜻 이외에 ‘계승하다’란 뜻이 있는 것처럼 올바른 성공을 위해서는 (올바른) 가치를 이어가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영화는 '무엇을' 이어 나갈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지 오웰이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했듯이 과거의 진실은 반드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영화의 등장은 이승만 서거 이후 최대의 사건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영화의 불씨를 많이 퍼뜨려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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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날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협정 체결 이듬해인 1954년 8월2일 국빈 자격으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영웅의 거리’에서 미국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환영 속에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카퍼레이드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독재자, 부정선거의 주역 같은 왜곡된 오명이 벗겨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미국이 아닌 나라의 국가원수가 영웅의 거리에서 카퍼레이드를 한 건 이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은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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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승만 대통령이 망명했던 하와이에서 세상을 떠난 뒤에야 그토록 그리던 고국 땅에 올 수 있었다”며 “나라를 그토록 사랑하고 자유를 갈망했던 노인의 삶이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에 영화를 통해 그를 추모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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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서 각본도 쓰고 내레이션도 직접 한 김 감독은 “2021년 초부터 약 3년에 걸쳐 '건국전쟁'을 만들었는데 이 작품은 이승만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 며느리 조혜자 여사를 포함한 주변 인물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며 “미국 주요 도시와 하와이 등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이 깃든 곳을 직접 찾아가 취재하고 인터뷰한 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건국 세대 전체에 대해 이승만의 공(功)보다는 과(過)를 부각하는 역사 해석이 대부분이라 죄송한 감정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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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그동안 이승만 대통령의 어두운 면, 잘못된 면만 부각하고, 심지어는 '살인자'나 '독재자'의 이미지로 덧칠해온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는데 이 영화가 일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감독은 “'건국전쟁'은 이 대통령의 역사적 공헌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투신할 때부터 가난한 민중을 위해 헌신하기로 결심하고, 미국 유학을 통해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에 민족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청년 이승만을 조명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의 재임 기간 업적 중 그가 단행한 농지 개혁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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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19 혁명과 이 대통령 하야의 도화선이 됐던 1960년 3·15 부정선거도 사리사욕에 눈이 먼 주변 인물들이 주도한 비리로 봐야 한다”며 "저도 84학번으로, 전형적인 586세대인데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도 그렇게 오랫동안 이승만이 누군지 몰랐던 데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이 영화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건국전쟁'은 이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노래 '매기의 추억'과 동요 '반달' 등의 음악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 김 감독은 "음악으로 그 시대의 정서를 반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건국전쟁이라는 영화 제목은 이 대통령의 활동이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투쟁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영어 제목은 '더 버스 오브 코리아'(The Birth of Korea)”라고 안내했다.

그는 “제 영화에서는 그동안 이 대통령의 과(過)를 부각하는 역사 해석에 밀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공(功)을 조명해봤다”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로서 조국과 민중을 위해 헌신하고, 미국 유학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에 조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신념을 가지게 되는 청년 이승만에서 시작해 1949년 농지개혁 등 대통령 재임 기간 업적도 재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전쟁 휴전 협정 상황이던 1953년 이 대통령이 반공 포로 석방을 단행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낸 업적에 주목했다”며 “영화는 당시 약소국인 한국이 해당 조약을 통해 주한미군 주둔, 한국군 증강, 8억 달러 경제 원조 등 강대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이익을 획득했고, 그 결과 사상 유례없는 장기간의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누군가 제게 이 영화가 정치 영화냐고 물었는데 저는 '이것은 거창한 정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70년 동안 모르고 있었던 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건국전쟁'을 만들면서 늘 마음속에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가 겪어야 했던 고난과 좌절, 아픔이 존재했었다”며 “그걸 잘 보듬어서 영화 속에 어떻게든 녹여내고 싶었고, 그 위대한 여정을 이승만이라는 한 사람이 길을 밝히고 이끌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 그 경의적인 사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한 노인에 대한 미안함이 이 영화를 탄생시켰다”며 “어떻게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거대한 싸움 한복판에 뛰어들었던 한 사람을 이토록 처참하게 상처낼 수 있었을까, 우리는 그의 순수했던 애국심을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난도질할 수 있었을까, 그런 잔인함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그를 원래의 위상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생각. 그것은 바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미안함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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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 영화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던 한 '386 세대'의 통렬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했다고 고백하고 싶다”며 “솔직히 대학(서강대 철학과)을 다니던 시절, 제가 대학에서 배운 이승만은 부정과 모순의 종합선물 세트와 같았는데 그걸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살아왔던 삶에 대한 부끄러움도 한몫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더 이상 거짓 이데올로기로 한평생 대한민국만을 생각했던 '이승만'이란 한 노인을 죽이는 일은 멈춰야 한다는 바람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 제 영화를 보고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서 그것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싶다”며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아야 했던 나라’가 아니라 제겐 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나라이고, 그 중심에 한 노인이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승만의 역사는 거짓과 진실의 싸움, 선과 악의 싸움이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며 “이승만의 복원은 그래서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한 첫 번째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디 그의 땀과 눈물, 투쟁이 담긴 영화 '건국전쟁'을 통해 국민 모두가 진실을 확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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