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는 사람들] 한식은 익숙하게, 감각은 새롭게…젊은 감각으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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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사람들] 한식은 익숙하게, 감각은 새롭게…젊은 감각으로 답을 찾다

①대전 중구 대흥동 한식요리주점 '이립' 박종필 대표
"유행보다 내 방식으로…"양식 기술·젊은 감각 더해 차별화
제철 메뉴 연구부터 SNS 소통까지…변하는 소비자 입맛 맞춰

  • 승인 2026-08-12 10:05
  • 수정 2026-08-12 14:42
  • 신문게재 2026-08-13 10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대전 중구에서 한식요리주점 '이립'을 운영하는 박종필 대표는 양식 전공과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익숙한 한식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장사 철학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유행을 쫓기보다 제철 식재료 연구와 전통주 공부, SNS 소통에 집중하여 손님이 다시 찾고 싶은 특별한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이립'을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 매일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며 손님들에게 진정한 만족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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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곳곳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게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이어가는 사람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사람까지, 장사를 시작한 이유와 가게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제각각이다. 손님과 마주하며 쌓은 특별한 이야기와 가게만의 개성, 장사를 하며 얻은 보람과 소소한 즐거움까지. 중도일보는 지역 곳곳에서 만난 '장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동네 가게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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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한식요리주점 '이립'. (사진= 김지윤 기자)
박종필 대표(33)는 대전 중구에서 한식요리주점 '이립'을 운영하며 자신만의 장사법을 만들어가고 있다. 양식을 전공하고 호주와 국내에서 외식업 경험을 쌓은 그는 여러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장사와 손님이 원하는 장사 사이에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이립은 한식에 양식의 기술과 감각을 더한 한식요리주점이다. 전과 전골, 제철 해산물 등 익숙한 한식 메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플레이팅과 공간, 서비스에는 젊은 감각을 담았다. 2023년 문을 연 이립은 박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담아낸 공간이기도 하다.

박 대표가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고깃집에서 일을 했고 조리학과를 다니며 레스토랑에서 현장을 익혔다. 더 넓은 경험을 쌓기 위해 호주로 건너간 뒤에는 한 곳에만 머물지 않았다. 편의점과 식당, 설거지 등 여러 일을 병행하며 외식업의 현장을 몸으로 익혔다.국내로 돌아온 뒤에는 유명 셰프 밑에서 경력을 쌓았고, 직접 가게를 차리며 또 다른 경험을 했다. 첫 도전이 곧바로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장사가 단순히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직접 가게를 운영하면서 음식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달라졌다. 무엇을 잘 만드는 것과 그것을 손님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선택받게 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만 고집하기보다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고,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장사로 연결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때는 잘되는 가게를 참고하고 따라가려 했지만, 여러 경험을 거치면서 이제는 남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보다 자신만의 색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박 대표는 그 시간을 실패로만 기억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자신을 만든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처음부터 잘된 건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가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어떤 장사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며 "이제는 다른 가게를 그대로 벤치마킹하려고 하지 않아요. 제 방식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립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자기만의 방식'이다. 양식을 전공했지만 이립의 중심에는 한식이 있다. 익숙한 한식의 맛에 자신이 배운 양식 조리 기술과 플레이팅을 더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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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 이립 대표가 가게에 진열된 전통주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김지윤 기자)
박 대표는 한식이 가진 대중성에 주목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음식에 젊은 세대가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과 감각을 더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전에서 장사를 시작한 것도 자신이 오랫동안 생활하며 지역과 상권을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립의 메뉴에서도 박 대표의 이런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제철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제철에 따라 식재료를 바꾸고, 같은 재료라도 새로운 메뉴로 풀어내기 위해 계속 연구한다. 메뉴 하나를 내놓기까지도 단순히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재료의 특징과 조리법, 손님들이 실제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구성까지 고민한다. 박 대표는 한 가지 메뉴에 안주하지 않고 계절마다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며 손님들이 다시 이립을 찾을 이유를 만들고 있다.

이립의 또 다른 특징은 젊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SNS를 단순한 광고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직접 고객들과 맞팔로우하며 소통하고, 소비자들이 어떤 콘텐츠와 메뉴에 반응하는지 살핀다.

손님이 자신의 가게를 방문한 뒤 어디로 이동하는지, 어떤 음식과 공간을 함께 찾는지까지 살펴보며 다음 메뉴와 홍보 방향을 고민한다. 젊은 소비자들이 어떤 밈과 콘텐츠에 반응하는지를 빠르게 확인하는 것도 그의 일상적인 장사 과정 중 하나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이립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려는 것이다.

특히 메뉴를 구성할 때는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가'도 중요한 기준이다. 한상 플레이팅처럼 여러 메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가격 경쟁력과 시각적인 매력을 동시에 잡으려는 이유다.

하지만 트렌드를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는다. 박 대표가 말하는 '트렌디함'은 유행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이립과 맞는지를 먼저 판단하는 데 있다.

박 대표는 "트렌드를 계속 보고 있다"라며 "그런데 유행한다고 무조건 가져오지는 않는다. 우리 가게와 맞는지, 손님들이 좋아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전통주 역시 박 대표가 오랜 시간 공부하고 있는 분야다. 이립의 메뉴와 어울리는 술을 고민하기 위해 막걸리 학교를 다니고 소믈리에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서울을 오가며 공부했다. 음식마다 어울리는 술이 다르듯 전통주 역시 음식과 함께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음식과 술을 따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조합을 고민하면서 메뉴 구성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결국 박 대표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히 매출을 내는 식당이 아니다. 손님이 한 번 방문하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다시 찾고 주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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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립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백골뱅이와 제철 조개를 사용한 '백골뱅이 조개전골'. (사진= 이립)
그는 "장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직업이지만, 결국 손님에게 만족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생각나서 또 왔다', '대전 오면 꼭 들른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은 33세 청년은 이제 자신만의 기준으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익숙한 한식에 새로운 기술을 입히고, 제철 식재료를 연구하고, SNS를 통해 손님과 직접 소통한다. 매장 하나를 넘어 '한식요리주점 하면 이립'이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박 대표의 다음 목표다.

그가 걸어온 길처럼 이립의 장사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박 대표에게 장사는 한 번의 성공으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매일 새로운 메뉴와 손님을 만나며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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