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국가균형발전은 '상품'이 아닌 '공공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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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국가균형발전은 '상품'이 아닌 '공공재'다

김수현 행정수도완성시민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22-07-10 08:04
  • 수정 2022-07-10 08:05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수현 센터장
김수현 공동대표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정책으로 태어났다.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 소멸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토대로 국가 주도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강력하게 요구됐고, 참여정부에서 국정과제로 격상된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2012년 세종시 출범을 계기로 전국의 혁신도시와 연계해 1단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했다.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한 문재인 정부의 구상은 의지는 강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실행력과 성과 측면에서는 소극적이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2단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2020년 총선 공약으로 약속했고, 총선 직후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임기 내 추진을 확언했지만 결국은 지켜지지 않았다.

정치권은 여야를 불문하고 2단계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2022년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다. 지난 대선에서 광화문 집무실을 공약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적 소통과 공감대 없이 대통령 용산집무실 설치를 군사작전처럼 추진하는 것에 비하면, 2단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비롯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실효성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김병준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은 지난 4월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발표를 통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빛 좋은 개살구라고 발표만 있을 뿐이다. 오히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기관 이전에 역행하는 발언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말았다.

원 장관은 지난 6월 27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 기조연설에서 "과거에는 수도권 발전을 억제하고 수도권 시설을 지방으로 강제 이전해 수도권과 지방의 성장 격차를 줄이는데 몰두했다. 이러한 획일적인 분산 정책은 결국 실패했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고 발언했다.

3일 후에 국토부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 균형발전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제목의 별도 보도 설명자료까지 발표했지만,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한 원 장관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철학적 빈곤과 편협한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제주도지사 출신인 원 장관의 발언은 더더욱 실망스럽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한 2012~2017년 사이에 역사상 최초로 수도권 인구가 순유입 보다 순유출이 많았던 통계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꾸준하고 지속적인 국가 주도의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계획과 실행력 담보가 절대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2단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대한 골든타임은 그나마 선거가 없는 올해와 내년이 적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인력 양성을 강조하며 수도권 대학의 정원 규제를 풀어서라도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정원 확대를 역설했고, 교육부는 대통령 발언 하루 뒤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정원 확대 방침을 공식화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세종시를 행정수도에서 '행정'을 뺀 진짜 수도, 실질수도를 공약하며 세종시 수도 추진을 확약했다. 정반대 행보다. 국가균형발전은 진척이 없고, 수도권 규제 완화는 속전속결이다.

수도권 규제는 풀고 국가균형발전은 실패했다는 단정 자체가 국가균형발전을 시장논리로 접근한 이명박 정부의 판박이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세종시 백지화를 시도한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국가균형발전은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하기 위한 공공재로, 국가와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시장논리로 접근하면 약자인 지방의 소멸은 불 보듯 뻔하다. 불안하고 위태하다.

/김수현 행정수도완성시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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