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만(滿) 나이로의 통일 시행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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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만(滿) 나이로의 통일 시행을 앞두고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 승인 2023-02-26 08:39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증명사진 (신동철 220515) 수정
신동철 변호사
우리가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을 때 나이의 단위가 되는 '살'은 '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쉽게 말해 몇 번의 '설날'을 보냈느냐는 것이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날에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면 한 살을 먹는다'는 말이 생긴 듯하다. 나이 먹기 싫다는 마음에 '이번 설에는 떡국을 반 그릇만 먹었다'는 옹색한 핑계도 대지만, 어느샌가 해가 바뀌고 갑자기 나이 한 살을 먹는 게 부담스럽다. 이렇게 한 해의 시작을 기준으로 나이가 변하는 것에 더해서 태어나면서부터 한 살로 여기는 풍습 덕에 12월 31일에 태어나도 그다음 날 1월 1일이 되면 두 살이 되는 아이도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 중에 하나로 나이 계산을 만(滿) 나이로 통일하는 것을 꼽아 본다. 나이 계산을 '만 나이'로 통일하는 내용을 담은 민법 및 행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이 작년 12월 8일 국회를 통과하여 12월 27일 공포되면서 올해 2023년 6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물론 현행 민법도 제158조에서 나이 계산의 방법으로 '연령계산에는 출생일을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출생일을 산입해 출생일부터 1일, 출생 후 1년이 지나면 1세가 되는 기준이다. 민법상 조문은 분명히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지만,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었다. 그래서 개정된 민법 제158조는 '나이는 출생일을 산입해 만(滿) 나이로 계산하고 연수(年數)로 표시한다. 다만, 1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월수(月數)로 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해 그 의미를 분명히 했고, 같은 내용으로 행정기본법도 개정하면서 나이 계산하는 방법을 통일하는 정책을 권장·홍보하고 있다.

이렇게 개정한 이유는 현재 각종 법령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는 고유의 나이를 세는 방식이 우세하게 사용되는데, 이런 두 체계가 공존함으로써 행정서비스 제공 및 보험 등 각종 계약 체결에 혼선이 지속되고 국제적 통용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되면서 오랫동안 모이지 못했던 모임들이 활발히 재개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각종 모임에서 특이한 점 중 하나는 통성명을 하고 나면 으레 나이를 밝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서로 나이를 확인하면 자연스레 위아래로 형, 동생을 따지고 같은 띠를 기준으로 또래 집단을 만들어 간다. 우리는 장유유서를 중시하고 12간지에 따른 띠를 구분하는 관습이 있어 상대방의 나이를 아는 것에 관심이 많지만, 외국인들의 경우에 처음 만나는 사이에 나이를 밝히도록 하는 것을 사적 영역을 침범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같은 나이, 같은 학번이 공유하는 감성과 문화가 크다는 점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는 같은 나이끼리 서로 뭉치는 소위 '갑문화'가 강하고, 형님 동생의 호칭에 따라 말을 놓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나이는 한 사람을 구성하는 하나의 표시에 불과하다. 어떤 모임에서 일정한 키를 가진 사람들끼리 더 친밀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면 그런 모습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만 나이로 나이가 통일된다면 점점 이런 문화가 옅어질 것으로 예상해 본다. 정확한 자기 나이를 말하려면 '○○년 □□개월 △△일'로 해야 할 텐데, 몇 개월 차이가 난다고 해서 존대 또는 하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점점 같은 띠로 사람을 구분하는 빈도도 줄어들고 나이를 알아 서열을 정리하고 말을 놓고 지내야 더 친해진다고 생각도 희미해질 것이다.

영어에는 높임말이 없다고들 생각한다.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높임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낮춤말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사용된 고유의 나이 계산 방법을 만 나이로 통일하는 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나이로 서로를 구분하고 위아래로 나누는 문화에서 사람 자체로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문화로 변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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