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중준위 방폐물 '폐수지' 2시간 만에 저준위로 전환, 상용규모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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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중준위 방폐물 '폐수지' 2시간 만에 저준위로 전환, 상용규모 실증

  • 승인 2024-04-15 17:13
  • 신문게재 2024-04-16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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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지 처리 전(왼쪽)과 처리 후(오른쪽). 원자력연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중준위 방사성폐기물을 2시간 만에 저준위로 전환하는 상용규모 공정 실증에 성공했다. 이 과정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가의 방사성동위원소를 회수할 수 있어 경제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원자력연은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박환서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최대 용량의 중수로 폐수지를 처리할 수 있는 상용규모 실증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폐수지는 중수 등 액체 처리 과정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때 사용한 이온교환수지다. 1㎜ 크게 구슬 형태를 가진 고분자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제거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부여한 물질로, 사용한 유기이온교환수지는 물과 함께 폐수지 저장탱크에 보관돼 있다.

박환서 박사 연구팀은 2018년 '마이크로파 조사를 통한 폐수지 처리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마이크로파로 이온교환수지를 가열해 화학적 구조를 바꿔 탄소-14를 분리하는 기술로 이번엔 상용규모 공정을 개발하고 처리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2024년 2월 월성방전소 내 보관 중인 폐수지를 처리해 고가의 방사성동위원소 탄소-14를 99% 분리·저감하고 회수했다. 세계 최초로 안전성을 확인받고 인허가를 거쳐 실제 사용한 폐수지를 상용규모로 처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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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로 폐수지 상용규모(100kg/batch) 처리 공정 장치.
현재 중수로를 운영하는 캐나다, 중국, 인도 등 국가도 폐수지 처리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실험실 규모 수준이다. 대부분 폐수지에 전기나 열, 산을 가하는 방식으로 저감 처리를 했는데 2차 폐기물 발생과 처리 시간 등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연구팀은 전자레인지에 음식물을 데우듯이 폐수지를 2시간가량 마이크로파로 조사하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 탄소-14가 99%가량 분리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증을 위해 냉장고 크기의 마이크로파 조사 반응기를 발전소 내부에 설치했다. 이후 저장탱크에 있는 폐수지를 자동이송장치를 통해 마이크로파 반응기에 투입했다. 탄소-14는 장치 내부서 가스 형태로 발생해 흡착장치를 통해 회수되며 남은 폐수지는 저준위 폐기물로 분류돼 경주 처분장으로 보내진다.

원자력연 박환서 박사는 "사람이 가까이 가지 않고 자동이동장치로 폐수지를 반응기로 옮기는 방식"이라며 "실제 장치가 운영되는 동안은 자동화된 공정 제어가 된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수로에 보관 중인 폐수지는 많은 양의 탄소-14를 포함하고 있으며 비용으로 추산하면 1조 원가량이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의 동위원소를 직접 회수해 국내 산업에 활용하거나 외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재수 원자력연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장은 "이번 중수로 처리기술은 방사성폐기물의 문제를 해소하는 중요한 연구 결과 중 하나"라며 "새롭고 혁신적인 방폐물 처리 공정기술과 관리기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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