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시낭송가 이경숙 선생의 '시 낭송'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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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시낭송가 이경숙 선생의 '시 낭송'에 대하여

  • 승인 2024-12-25 16:18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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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시낭송가
해마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교차로에서 각종 행사가 푸짐하다. 그중 시 낭송은 빠질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각 행사 목록에서 한두 편, 혹은 시 낭송 모임에서 합동 시 낭송 혹은 시극으로 감동과 흥취를 돋우어서다.

얼마 전, 손종호 (전)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님이 진행하셨던 <새빛시창작아카데미> 동료인 전 시인한테서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시 낭송을 배우고 싶다며 스승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는데 대뜸 시낭송가 이경숙 선생이 떠올랐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이 선생의 시낭송을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이 전 시인도 좋아할 거 같아서였다. 내 예감은 적중했다. 전 시인은 처음 배우는 시 낭송이 얼마나 즐거운지 목소리 톤도 약간 높아져서 말했다. "이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훌륭하신 분을 소개해 줘서 고맙습니다."

전 시인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불현듯 나도 그동안 잊고 지냈던 시 낭송을 하던 때가 생각났다. 시 낭송(朗誦)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시를 소리 내어 외거나 읽음'이다. 그 당시 격월로 다양한 장르가 있는 <라뮤즈(La Muse)연주회> 무대에서 나는 처음 시 낭송을 했다. 이경숙 선생을 만난 것도 그 당시였다. 시낭송가 이 선생은 지금도 그때의 그 단아한 모습과 목소리로 청중을 몰입하게 하는 저력이 있다. 이경숙 선생은 현재 아람시낭송협회 회장, 국제시낭송예술인연합회 부회장, 대전시낭송가협회 고문, 대청시낭송협회 고문으로 있으면서, 후배를 양성하는데도 열정적이다. 「대전동구문화원」에서 시낭송 강좌를 개설해서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선생이 시 낭송을 하게 된 동기는, 20년 전 남편 친구가 부여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시 낭송회를 개최했을 때였다. 처음에는 여행 삼아 따라다니다가 어느 순간 이 선생 자신도 시 낭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 낭송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이 선생이 시 낭송을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은 관객이 이 선생의 시 낭송을 감상하고 크게 감동했다며, 무대 뒤로 찾아왔을 때라고 한다.



또 시 낭송을 배우는 분들이 자신감과 자존감을 찾았다고 이야기할 때 그분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 모습을 볼 때 이 선생 자신도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시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그것을 이야기 풀듯이 또는 노래하듯이 낭송하고 그 낭송을 듣고 시와의 교감을 느끼고 희비애환을 이겨낼 수 있도록 감동 주는 낭송을 하려고 노력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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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낭송가
이 선생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박노해 시인의 <사랑은 끝이 없다네> 이다. 모든 시가 다 좋고, 많은 시를 낭송하지만, 요즘 특별히 자주 낭송하는 애송시는 <사랑은 끝이 없다네> 이다.

'사랑은 끝이 없다네/사랑에 끝이 있다면/어떻게 그 많은 시간이 흘러서도/그대가 내 마음속을 걸어 다니겠는가.//사랑에 끝이 있다 어떻게 그 많은 강을 건너서도/그대가 내 가슴에 등불로 환하겠는가//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대 이름만 떠 올라도/푸드득, 한순간에 날아 오르겠는가//'-박노해 시 <사랑은 끝이 없다네> 중략.

이 선생은 미래까지 하고 싶은 일 중에 자신의 시낭송은 물론이고, 낭송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가르치며, 낭송의 저변 확대에 힘쓰고 싶다고 한다. 시 낭송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열정을 다해 가르치고 틈나는 대로 그분들과 같이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이 선생도 잊지 못할 감명을 받았던 시 낭송 무대도 있다. 모든 무대가 다 감동이지만 얼마 전 「대전동구문화원」 인문학 포럼에서 유안진 시인의 <자화상>을 낭송했는데, 낭송이 이렇게 멋진 줄 몰랐다며 많은 분들이 감동했다, 는 말을 전해 듣고 이 선생도 무척 기뻤다. 그뿐만 아니라 그 시 낭송을 보고 관객 2명이 시 낭송을 배우겠다고 등록해서 더 기뻤다며 미소 지었다.

사실 이 선생한테 시 낭송은 인생 2막을 황홀하게 만든다. 인생을 살면서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만도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생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다고 한다. 게다가 시 낭송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재미도 엄청 크다. 수강생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며 자기 자존감과 자신감을 찾는 모습을 볼 때 더 큰 행복을 느낀다니, 이 선생에게 시 낭송은 행복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시 낭송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다. 우리는 수십, 수백 번 외우고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다며 잘하는 선배들의 낭송을 많이 듣고 많이 해보고 많은 노력을 들여서 성취하면 좋겠다며,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시낭송가 이경숙 선생의 시 낭송 이야기를 들으며 내 주위에 이렇게 훌륭한 분이 있다는 것만 해도 기뻤다. 불현 듯 2025년 새해는 그동안 잊고 있던 시 낭송 무대에 나도 다시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신기했다.

민순혜/수필가

민순혜 수필가
민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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