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옳(是)고 그름(非)과 유불리(有不利) 그리고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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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옳(是)고 그름(非)과 유불리(有不利) 그리고 리더십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 승인 2025-01-19 11:41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규용
김규용 교수
어느 유투브 토론 방송에서 사회자가 학생에게 물었다. "왜 어른들은 꼰대가 될까요?" 하자, 학생은 머뭇거리지도 않고 "그냥 나이 먹으면 꼰대가 되는 것 아닌가요?" 박장대소가 터졌다. 과연 그런가! 순간 격하게 공감되었고 학생의 위트와 지혜로움에 감탄하면서 어린 마음에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게 겸언쩍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꼰대"의 어원은 불분명하지만 세대 간 갈등과 소통의 문제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비단 세대 간의 차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옳(是)고 그름(非)의 기준으로 논쟁이 벌어지거나 갈등의 관계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꼰대 문화와 세대 차이가 다른 나라에서 보다 특히 부각되는 이유는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에서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의 급속한 산업화와 정보화 과정을 거쳐왔고, 세대별로 경험하는 삶의 양상이 극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산업화와 빈곤을 경험했지만, MZ세대는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또한, 문화적 차이에 있어서 이전 세대의 가치관(성실, 희생, 집단주의)과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개인주의, 워라벨, 자율성)이 충돌하면서 세대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기성세대는 생존을 위해 빈곤의 과정을 겪어왔던 고단했던 삶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으나, 젊은 세대는 경험하지 못한 "불굴의 정신 무장"을 거부하고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추구한다. 산업과 경제의 발전에 따라 역설적이게도 사회적 불평등은 취업난, 소득 불균형, 부동산 문제 등으로 세대 간 경제적 격차가 심화되어 계층화로 고착되어 가는 우려가 크다.

산업사회의 발전은 전체적인 부의 크기를 키우지만, 부의 세습과 자산 격차, 교육과 기회의 불균형, 노동 시장의 양극화, 자본과 소득의 집중화 등 그 분배 방식이 공정하지 않으면 소외되고 불평등과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현실적 삶에는 기회와 불평등, 신뢰와 불신, 부와 빈곤 등 양립 요소가 항상 존재한다. 이러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구성원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함께 부딪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무엇이 옳(是)고, 무엇이 그른(非)가의 기준도 모호하고, 개인적 존중과 다양한 이해관계에 의한 유불리(有不利)의 판단 기준까지 섞이게 되면 합리적 토론과 합의가 도출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오히려 옳고(是) 그름(非)의 규범적 가치보다 유불리(有不利)의 이해적 가치가 더 우선되어 진영의 논리로 내몰려 서로에게 으르렁거리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언론 매체 등의 토론장에서도 사회 지도자들 간의 유불리(有不利)의 진영으로 나뉘어 극 편향의 억지 주장과 무논리로 청취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실망을 주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인 2020년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라는 신규 성어가 선정되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표현한 것이다. 그야말로 옳고 그름의 기준은 유불리의 기준으로 정의하는 뻔뻔함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편이 된 것이었다.

조선 후기의 김병연(金炳淵)이 '시(是)와 비(非)' 두 글자로만 지은 옳고 그름의 시시비비(是是非非)에 대해 방랑시인 김삿갓은 이 시에서 '옳음(是)와 그름(非)'을 가리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으며, 또한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말했다고 한다. 원효 스님께서도 개시개비(皆是皆非), 모두 옳고 모두 그르다' 라고 하셨다. 옳고 그르다는 것을 분별하기 보다 이미 존재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는 토론을 통해서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고 한다. 양 극단에 있는 주장은 설득할 수 없고, 상대의 주장에 논리적 허점을 찾아서 공격하고 논리를 무너뜨리는데 전념하며, 절대로 상대방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는다. 의사소통과 토론은 논리적인 타당성에 대해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조직의 의사결정은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자 또는 대표회의에서 다수결로 결정한다. 미래는 불확실성이 크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의사결정권자는 책임을 다하여 가장 보편 타당한 방향으로 결정되도록 규합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필자는 그리 오래전이지 안은 시절에 우월적 지위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과 집단주의적 규범의 긴장감을 기억한다.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것도 좀처럼 어려웠던 것 같다. 개인보다는 집단의 안녕이 중요했다. 이제 꼰대의 카리스마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포용적 리더십은 다름을 인정하는 감성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논리적 신뢰로 호소해야 한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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