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줄지 않는 학교폭력 심의… 예방교육보다 사후조치 '몰두'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 줄지 않는 학교폭력 심의… 예방교육보다 사후조치 '몰두'

2024년 1~9월 대전 학폭 심의 건수 전년 동기보다 증가
교육청, 전년대비 심의 예산↑… "거시적 관점으로 예방을"

  • 승인 2025-02-23 17:24
  • 신문게재 2025-02-24 6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학교폭력이미지
대전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증가했지만 교육청은 예방교육보다 사후조치에 초점을 맞춰 예산을 편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교육청이 전년 대비 예방교육 예산을 줄인 반면 조사·심의 예산은 확대하고 있어 지역 교육계는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 강화를 주문했다.

23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4년 1~9월까지 진행된 학교폭력(학폭) 심의 건수는 437건으로 전년 동기 심의 건수인 388건보다 증가했다.

대전교육청은 학폭 심의 건수가 늘고 있음에도 학폭을 막기 위한 예방교육을 확대하기보다 사후조치를 위한 예산을 늘린 모습이다.

2025년 대전교육청 세출예산서를 살펴보면, 학교 인프라 구축, 사후조치 등을 제외하고 학폭 예방교육을 명목으로 책정한 예산은 1억 9100만 원이다. 이는 지난해 2억 원이던 것에서 소폭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학폭심의위원회 개최에 투입되는 비용은 2024년 8억 4300만 원에서 2025년 8억 6700으로 2500만 원가량 증액했다.



여기에 더해 학폭 발생 후 사안조사를 위해 투입되는 학폭전담조사관은 시행 첫해인 2024년 교육부 특별교부금으로 운영했지만 올해는 동부 2억 1000만 원, 서부 2억 5500만 원이 추가 투입된다.

학폭 사후조치 보다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을 세워 학폭도 줄이고 심의위 등에 투입되는 예산도 줄일 필요가 있지만 교육청은 학폭 처리에만 매진하는 상황이다.

앞서 17일 열린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임시회에서도 대전교육청이 학폭 예방교육을 위한 예산 확보보다 조사·심의를 위한 예산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숙 교육위 부위원장은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일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예방에 대해 강화해야 한다"며 "심의예산은 수억 원을 투입하는데 예방 관련 예산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을 안 하는데 심의 예산을 추경으로 추가 지급하는 건 적극 반대한다"고 꼬집었다.

대전교육청은 동서부교육청에 설치된 학폭제로센터를 비롯해 단위학교별로 예방교육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학폭 예방 주간 계획을 통해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에 방문해 교육하고 있지만 경찰 1명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어 방송실을 통해 일괄 송출하는 방식에 그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관계자는 "예전엔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경미한 사건마저 사법적인 시스템으로 처리되면서 교사들도 선뜻 중재하려 하지 않는다"며 "교육 당국은 당장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예방 시수는 기존 3차시만 운영했지만 11차시로 운영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교육청을 비롯해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가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셔츠에 흰 운동화차림' 천태산 실종 열흘째 '위기감'…구조까지 시간이
  2. 노노갈등 논란에 항우연 1노조도 "우주항공청, 성과급 체계 개편 추진해야"
  3.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4. ['충'분히 '남'다른 충남 직업계고] 홍성공업고, 산학 결합 실무중심 교육 '현장형 스마트 기술인' 양성
  5.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1.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2.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3.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4.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5.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개물림 피했으나 맹견 사육허가제 부실관리 여전…허가주소와 사육장소 달라
개물림 피했으나 맹견 사육허가제 부실관리 여전…허가주소와 사육장소 달라

대전에서 맹견 핏불테리어가 목줄을 끊고 탈출해 대전시가 시민들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한 사건에서 견주가 동물보호법을 지키지 않은 정황이 여럿 확인됐다. 담장도 없는 열린 마당에 목줄만 채웠고, 탈출 사실을 파악하고도 최소 6시간 지나서야 신고했다. 맹견사육을 유성구에 허가받고 실제로는 대덕구에서 사육됐는데, 허가 주소지와 실제 사육 장소가 다를 때 지자체의 맹견 안전점검에 공백이 발생하는 행정적 문제도 드러났다. 22일 오후 6시께 대전 대덕구 삼정동에서 맹견 핏불테리어가 사육 장소를 탈출해 행방을 찾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 재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