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일류색깔도시 대전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일류색깔도시 대전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5-03-23 09:36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설재균
설재균 팀장
주변에 대전시 슬로건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이야기 하곤 한다. 대전역을 나오며 가장 먼저 반기는 문구가 일류경제도시대전이니 그도 그럴만 하다. '일류경제도시 대전'은 시정구호이지 슬로건이 아니다. 대전의 슬로건은 여전히 '대전이즈유(Daejeon is U)'다. 슬로건은 도시브랜드를 표현하고, 시정구호는 행정 운영 목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중요한 상징이다. 지금 대전은 대전이즈유라는 슬로건보다 일류경제도시 대전 현판 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취임 초 확대간부회의에서 "저 있는 동안에는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사용하고 대신 초록색은 전통이 있기 때문에 유지하는 게 좋겠다. 매몰 비용이 들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 있는 건 교체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봄을 맞이해 대전시가 새단장에 여념이 없어보인다. 최근 빨간색이던 '일류경제도시 대전' 시정구호가 초록색으로 변경되는 장면이 몇몇 보인다. 시정구호는 행정 철학과 비전을 함축적으로 시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상징 중 하나인데,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0년부터 사용된 시정구호를 살펴보면 '세계로 열린 대전', 꿈을 이루는 시민',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을 살맛나게',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 '일류경제도시 대전'으로 이어진다. 민선 8기에서 시민이 삭제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전이라는 도시가 시민과 상호작용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닌 이장우 시장 개인의 구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질됐다.

이러한 기조는 12.3 비상계엄 때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시 이장우 시장의 행보는 확인 된 것이 없다. 계엄 당일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왜곡을 한다며 답변을 선택적으로 거부하며 오히려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 날 이장우 시장이 대전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고 싶지만, 알 수 없다. '시민'이 삭제된 시정구호처럼, 위기 속에서 이장우 시장은 대전시민을 위한 존재가 아니었다. 시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행동이었고, 공감 능력이 결여된 행정이었다.

초록색으로 변경의 의미는 지역정당 창당으로 해석 할 수도 있다. 한국 정치사에 자유민주연합 (자민련)이 있었고, 충청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결국 중앙정치에서 밀려나며 사라졌다. 이 자민련의 상징색이 초록색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초록색을 선택한 것을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어렵다. 이후 색깔 변화가 실제 정치적 변화로 이어진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로 보면 단순한 이미지 정치에 그친다. 색깔만 변한다고 해서 이장우 시장의 정책 방향이 새로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점 찍고 돌아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초록색이 민선 8기, 이장우 시장 본인에게 어울리는 색인지 묻고 싶다. 이장우 시장은 보문산 개발을 비롯해 갑천 물놀이장 건설을 추진 했다. 최근에는 중촌근린공원을 철거하고 3천300억원을 들여 클래식 음악전용공간을 건설하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선다. 시민의 휴식공간을 제거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초록색을 상징색으로 내세우는 것이 타당할까? 초록색의 상징이 친환경 도시, 지속가능한 발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뜻한다면 이장우 시장의 정책 방향은 오히려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초록색은 과분한 색이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색깔의 변화가 아니라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다. 색깔을 바꾼다고 해서 새로운 정치와 정책 시작될 리 없다. 그 시작은 정책과 행정 철학의 전환에서 나온다. 하지만 남은 임기동안 이장우 시장의 정책이 변화 가능성은 낮으니 그저 색깔놀이에만 열중하던 단체장으로 남을 것이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교단만필] 서글프지 않은 이별을 배우기까지
  2. '민주 박수현·국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자 등록 완료
  3. 충남교육감 후보자 등록 첫날, 이병도·김영춘·이병학 등록 마쳐… 이명수 15일 등록으로 변경
  4. [스승의날-대전교사 신문고] 명퇴·퇴직 희망 교사 절반 이상… 빛바랜 스승의날 '씁쓸한 교사들'
  5. 목원대 라이즈 사업단, 동아리로 학생 창업 역량 키운다
  1. [스승의날-대전교사 신문고] "말도 안 되는 민원 안 받게…" "민원 안전장치 필요"
  2. 2022년 화재참사 현대아울렛 점장·소방업체 소장 실형 구형
  3. 대덕경찰, 오정중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상담
  4. 중국에서 돈 벌겠다 출국 후 보이스피싱 가담한 30대 징역형
  5. [스승의 날] '스승이 제자에게' 대전교사노조 범시민 교권회복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진영 바꾸고 공수 전환… 충청 광역단체장 `꿀잼 매치`

진영 바꾸고 공수 전환… 충청 광역단체장 '꿀잼 매치'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14일 시작된 가운데 여야 최대 승부처 충청권 시도지사 매치업 구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가 정권교체로 이른바 공수교대 뒤 재대결이 이뤄졌거나 정치가와 행정가의 승부, 보수와 진보 진영을 서로 바꿔 경쟁하는 경우까지 꿀잼 매치가 즐비하다. 대전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는 4년 만의 리턴매치다. 흥미로운 점은 두 후보가 공수를 교대했다는 점이다. 2022년 제8회 지선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당시 여당이었던 이 후보가 연임을 노리던 허 후보에..

`제2회 올댄스페스티벌 전국댄스경연대회` 16일 대전서 막오른다
'제2회 올댄스페스티벌 전국댄스경연대회' 16일 대전서 막오른다

대전시댄스스포츠연맹은 16일 한밭체육관에서 '제2회 올댄스페스티벌 전국댄스경연대회'를 개최한다. 대전댄스스포츠연맹이 주최·주관하고 대전시와 대전시체육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댄스스포츠를 비롯해 라인댄스, 힙합, 방송댄스, 코레오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가 함께한다. 전국 각지에서 선수와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참가자들은 장르별 무대를 통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과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돼 눈길을 끈다. 대회 마지막 순서로 진행되는 라인댄스 무료 워크숍은 참가..

금강벨트 4개 시도지사 후보등록 직후부터 뜨거운 난타전
금강벨트 4개 시도지사 후보등록 직후부터 뜨거운 난타전

6·3 지방선거 공식 후보 등록 첫날인 14일,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이 걸린 금강벨트에서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등록을 마친 뒤 거세게 충돌했다. 각각 내란청산과 정권심판 프레임을 내 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충청 지방 권력 쟁탈 혈전에 돌입하면서 헤게모니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4년 전 4개 시도지사를 모두 내주며 참패한 여당은 설욕을 위해, 당시 대승을 거둔 제1야당은 수성을 위한 건곤일척 혈투가 본격화된 것이다. 각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4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바쁘다 바빠’…선거운동 앞두고 유세차량 제작 분주 ‘바쁘다 바빠’…선거운동 앞두고 유세차량 제작 분주

  • 전국동시 지방선거 대비 대테러 합동훈련 전국동시 지방선거 대비 대테러 합동훈련

  • 오늘은 내가 대전시의원…‘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오늘은 내가 대전시의원…‘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딸과 함께 후보자 등록’ ‘딸과 함께 후보자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