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뺏었다고 교사 폭행... 무너진 교권, 대책은 없나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휴대전화 뺏었다고 교사 폭행... 무너진 교권, 대책은 없나

대전교육청 교보위 상해폭행 17건, 전체의 10%
교육부 휴대전화 등 학생생활지도 가이드 있지만
학교가 학칙 정해 지도·징계 등 재량껏 운영 돼
"구체적 사용지침 수립과 재발 방지책 마련돼야"

  • 승인 2025-04-15 17:30
  • 수정 2025-04-16 14:15
  • 신문게재 2025-04-16 6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668599536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의 한 고교에서 고3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 게임을 제지하는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지역 교육계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무너진 교권의 참상이 극명히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 속에 교육당국의 구체적 휴대전화 지침 수립과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5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4월 10일 서울 양천구 A 고교에서 학생이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교사의 얼굴을 가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학생은 수업시간에 휴대전화 게임을 교사가 지적하자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서울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전국 곳곳에서 잇달아 발생하는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 사건은 바닥까지 떨어진 교권을 반증한다. 교육부가 2024년 7월 공개한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교육활동 침해유형 중 상해 폭행은 2020년 113건에서 2023년 503건으로 3년새 5배나 증가했다.

대전교육청 교보위가 공개한 2024학년도 교권침해 현황에선 상해 폭행이 17건으로 전체 162건 중 10.5%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교권침해 사안은 '정당한 생활지도 불응에 따른 교육활동 방해'로 48건이 접수돼 30%에 육박했다. 이어 명예훼손·모욕 46건, 성희롱 15건, 협박 5건 등 순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육활동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수업 방해 등 교권 침해사례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방해, 교사·학생 무단 촬영 SNS 공유, 휴대전화 검사로 학부모가 반발하는 경우 등이다.

높아진 학생들의 휴대전화 보급률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 규정이 교사 폭행 사건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총 관계자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 근거해 학생은 수업 중에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실효성이 낮다"며 "휴대전화 사용을 지도, 제지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의 욕설과 폭행,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나 아동학대 신고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사용 등 학생 생활지침 규정은 교육부 고시를 바탕으로 각 학교가 학칙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가 수업방해 물품 분리 등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와 관련한 학생 지도와 징계 등은 학교 재량에 맡겨져 교육당국의 명확한 휴대전화 사용지침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학생생활지침 내 학생 휴대전화 관리지침을 따르고 있는 상황으로, 교사들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구체적 사용 지침을 모색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 교원단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너진 교권의 실상을 점검해 확고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은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폭행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로 학생 신분이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고 피해교사에 대한 보호조치 또한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의 교권침해 사례 또한 많은데 교육청 차원에서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홍상기 대전교총 사무총장은 "교육청은 교보위를 통해 피해 교사의 심리 치료 등 보호·회복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단호한 징계를 내려 교사들의 교권 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구미, 주민안전 무시한 보행자 보도정비공사 논란
  2. "아산페이 안 쓰면 손해"-연말까지 18% 할인 연장, 법인 10% 연장 할인
  3. 아산소방서, 전통사찰 화재 예방훈련
  4. 천안시, 청소년유해환경 개선 합동점검·단속 및 캠페인
  5. 삼성디스플레이, 취약가정에 1억5천만원 후원
  1. 아산시 음봉어울림도서관, '시선 너머의 이야기' 전시
  2. 영천, '신성일기념관 개관 기념' 고향사랑기부 이벤트
  3. 천안법원, 음주 측정 거부한 50대에 '징역형'
  4. 천안법원, 지인 간 법적소송에서 위증한 혐의 50대 남성 무죄
  5. 천안시 서북구, 동절기 제설작업 대비 안전교육 나서

헤드라인 뉴스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사상 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를 불러온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정부는 신속한 시스템 복구에 나서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이번 사태가 대전 등 충청권에 가져온 과제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지역 공공 자산인 국정자원 이전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공공기관이 특정 지역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다.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선 지역의 공공기관을 지키고 새로운 인프라를 유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중도일보는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시리즈를 통해..

한미 통상·안보 팩트시트 발표… 상호관세 15% 인하, 핵잠 승인 담겨
한미 통상·안보 팩트시트 발표… 상호관세 15% 인하, 핵잠 승인 담겨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관세율을 포함한 한미 간의 무역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포함한 양국의 안보 협상도 문서 형태로 공식화됐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14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국의 관세·안보 협상에 대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동시에 공개했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직후 나올 예정이던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되면서 세부 내용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공개된 팩트시트에는 지난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내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전시의회, "대전교도소 이전 지지부진…市 대책시급"
대전시의회, "대전교도소 이전 지지부진…市 대책시급"

대전교도소 이전사업이 8년째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대전시의 명확한 추진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교도소 과밀화와 시설 노후 문제는 이미 한계를 넘었지만, 이전 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이며 후적지 개발 계획 역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91회 정례회 도시주택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유성구2)은 "대전교도소는 수용률이 142.9%에 달해 전국 평균(122.1%)을 크게 웃돌고, 노후 시설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까지 받..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