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산수 기념 시집 발간한 김선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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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산수 기념 시집 발간한 김선호 교수

80세 맞아 제6시집 <함께 기도해요> 출판기념회
문예대학 시 창작반 회원들과 수통골문학회 회원들 함께한 가운데 열려
파킨슨병 투병중에도 창작의 열정으로 이뤄낸 인간승리
80세 기념시집에 병고 극복한 시심 담겨

  • 승인 2025-04-27 02:35
  • 수정 2025-05-13 23:57
  • 신문게재 2025-05-14 7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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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병 투병 중에도 창작의 열정은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김선호 수통골문학회 회장(한밭대 전 인문대학장)이 산수(傘壽, 80세)를 맞아 제6시집 <함께 기도해요> 를 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선호 교수의 산수 기념 출판기념회가 4월24일 오전 10시 대전문학사랑 대전문예대학 강의실 201호에서 열렸다.

수필가이자 문학박사인 김선호 교수의 6번째 시집 <함께 기도해요>는 오늘의문학사(대표 리헌석)에서 <오늘의문학 시인선 604호>로 발간되었다. 산수기념으로 발간된 이 시집은 서시 ‘보라! 수통골 지성들의 어사화를', '1부 그리도 좋은가요', '2부 사랑해서 미안하외다', '3부 우에 사능교', '4부 이은 정 끊는 정', '문학평론가 리헌석 작품해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파킨슨병 투병 중에도 창작의 열정으로 이뤄낸 인간승리라서 더욱 감동을 주는 이번 80세 기념시집에는 병고를 극복한 시심이 담겨 있다. 이에 김선호 교수를 만나 산수를 맞아 시집을 발간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 교수님, 산수 기념 6번째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충청권 제일의 문단이며 전국적으로도 성가가 높은 ‘문학사랑’에서 저를 위하여 출판기념회를 열어주신 리헌석 이사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존재함은 다섯 가지 특기할 만한 까닭이 있어서입니다.

첫째, 저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천주교 신자로 살고 있는 기쁨 때문입니다.

둘째,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 즉 한글을 가르치는 교직 생활에 자긍심을 가져왔습니다.

셋째, 저는 ROTC 7기로 1968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 사건으로 국가 위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강연과 글 등을 통해 국가와 민족에 충성을 다하는 국민의 한사람이 되고자 힘써왔습니다.

넷째, 민족의 스승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만드신 민족 부흥 운동 단체인 흥사단에 입단해서 충의용감, 무실역행 등 사대정신을 생활화하며 대전 흥사단에서 2대에 걸친 회장을 지내면서 단우의 나라사랑 마음으로 행동을 고취시키는데 적극적으로 힘써왔습니다.

다섯째, 금석학의 대가 추산 김정희 선생의 후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후예답게 조상의 누가 되지 않도록 생활해 왔습니다.

이상 다섯 가지의 자랑스러운 인물 되기를 80 평생 힘써왔습니다.



-김 교수님, 수통골문학회 회장님으로서 수통골 회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은 시를 발표하셨지요?

▲예. ‘보라! 수통골 지성들의 어사화를’이란 시인데요.

‘선비들 집성촌을 감싸 안은 계룡산//옷 갈아입을 때는 철 바뀜 알지 않소/어서들 오가며 오만 걱정 털고 가오/이 땅의 등산 코스로 제1위인 수통골에//모르지는 않지요 꽃 요람 한밭대를//한밭 벌 수통골에 에이스 지성들이/숨 쉬는 상아탑에 빼어난 글밭 가꿔/어사화 쓴 문사들의 글 꽃송이 빛나다//스무 해에 석삼년을 더한 글 밭갈이//바담풍 바람이니 바람풍 화답하여/글꽃길 열더니만 어사화 글벗들이/줄줄이 화관 쓰고는 수통골에 행차요//이제는 아시지라. 한밭 터의 광영을,//경사로다, 경사로다, 지성들의 경사로다/수통골 문학회의 피나는 글 밭갈이/바담풍 덕분 아니리 바람풍 문향만리’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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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님은 추사 김정희의 후손이시지요? 교수님에 대해 소개를 해주실까요?

▲저는 금석학과 서예의 태두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후손으로, 충남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조상님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강한 저는 충남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건국대학교에서 국어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한밭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래 국어학과 시문학 발전에 정진하면서 후진을 양성한 교육자이면서 시인이지요.

수통골문학회 회원인 조광연 씨는 저더러 “김선호 교수님은 건강이 안 좋으심에도 창작의 열정은 대단하시다”고 말하더군요.

<한국예술뉴스> 발행인인 리헌석 문학평론가는 제 시집을 읽고 아래 서평을 써주셨지요.

‘병고 극복 의지와 오롯한 시림-김선호 6시집 <함께 기도해요>를 읽고’에서 “시인이자 수필가인 김선호 문학박사님의 저서를 통독한 바 있다”며 “다양한 제재로 편집된 시집과 수필집에서 그의 문학적 정체성을 만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헌석 문학평론가는 “추사 김정희 선생 직계 후손으로서의 자긍심이 ‘미르 궁(용궁)’,‘백송’ 등을 통해 형상화된 바 있다”며 “김선호 교수님은 학창 시절부터 흥사단에 참여해 내면화되어 있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을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김선호 교수님은 가톨릭에 귀의하여 가수원 성당의 신도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정진하면서 빚어낸 시와 수필 작품에서 오롯한 신앙을 공유한 바 있다”고 말했지요. 리 평론가는 “이 같은 큰 줄거리 외에도 다기다양한 제재가 그 만의 언어로 형상화되어 있다”며 “그렇지만 현재는 산수(80세)의 문턱에서 만난 희귀질환 ‘파킨슨’으로 인해 힘겹게 투병하고 계시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리 평론가는 이어 “신체의 여러 부위 근육을 무력화시키는 이 질환은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는 게 현실적 정설로 보인다”며 “서서히 무력화되는 근육으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가 절망의 늪에 빠지는데 비하여 김선호 교수님은 자신의 내면과 신앙심, 가족 친지들의 사랑으로 문학 창작에 열중하며 병고를 극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 평론가는 또 “이 시기에 쓰인 작품들로 2025년에 6시집 <함께 기도해요 >를 발간하셔서 이 시집의 원고를 독서하며 김 교수님의 내면을 살펴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김선호 교수님은 한국어학을 전공한 문학박사로,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이라며 “한밭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학장을 역임하면서 국어학의 발전은 물론 한국문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그의 시에서 언어의 다양한 변이 현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탕이 되는 제재는 그의 학문에 기초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 평론가는 또 “김선호 교수님은 가톨릭 신자로서 '기도'를 생활화하는 분”이라며 “6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작품 ‘함께 기도해요’에서 ‘아름다운 하루를 허락해 주시는 만고의 사랑님(하느님)에 늘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의 기적이 아니면, 아직도 완치할 수 없는 질병 파킨슨과 투병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감사기도를 드립니다’라고 말한 김 교수님의 신앙을 소개하고, “초승달, 혹은 그믐달로 보이는 작고 여린 '손톱달'과 같은 이승에서의 삶을 생각하는 시인의 내면에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잠시 숨 고르다/ 자리 뜨는 나그네’라는 시행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소풍'에 비유한 천상병 시인의 내면을 다시 만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리 평론가는 이어 “김선호 교수님은 투병 중에도 강한 의지력과 신앙심으로 온갖 잡념을 극복하고 시 창작에 나섰다”며 “‘파킨슨 잡놈과의 동행’에서 ‘나 좋다 찾아든 친구/ 뭘 탓하랴’라고 수용하면서도, '부딪치고 넘어지는 망신살' 때문에 얄미운 친구라 투정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신체가 ‘버걱대는 것마저/ 더 고장 내놓는 심술보’이면서 ‘지(저, 자기)하고만 있으라는 고집불통’이라 도외시한다”고 말하고 “시인으로서의 그는 시에 대한 견고한 성채(城寨)를 쌓아놓은 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서평을 해주신 리헌석 평론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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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님은 지금 투병하고 계신 파킨슨 병에 대한 시도 쓰셨는데 소개해주실까요?

▲‘고통 없는 꽃길 어디에’라는 시입니다.

‘파시스트 잡놈이/파킨슨 선생을 욕보이며/이 파파 할베의 목줄을/지 맘대로 흔들어대지만/삶의 주인은 하늘이니/자투리 이내 인생/어둠살에 어둑어둑 어둑하게/괴로운 나날을 그저 사르다 보면/이 세상 고통스런 인연/오늘이라는 세월/꽃길이라 여기니/오히려 미쁨이 됩니다/고통 없는 꽃길이 어디 있으랴/꽃길을 걸으려거든/고통을 사서라도 하오’

이렇게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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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이번 제 6시집 <함께 기도해요>에 와주신 사랑하는 친지, 지인, 친구, 선후배님들의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살아 생전에 제 문학 혼을 최대한 불사르면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글을 쓰며 살 생각입니다. 제 문우들에게 이번 팔순 기념 시집을 바칩니다. 고맙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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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교수는 누구?

▲1947년 충남 예산 출생으로 공주 유구초, 서산중, 충남상고,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건국대 대학원 국문과(문학박사)를 졸업했다. 제7기 ROTC로 육군 중위 예편했고, 국립 한밭대학교 교수와 학장을 역임했다. 수필집으로 <낙타와 바늘구멍>,<내 사랑의 이유>, <망신살이 무지갯살>, <사랑의 눈으로 보면>, <속상해 하지 마시게> 등이 있다. 시집으로는 <말하자면 당신은>,<바람 타는 물새 한 마리>, <섬뫼 울림은>, <함께 기도해요> 등이 있다. 충남대 문학회장을 역임했고, <시사문단>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문학세계>에 수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제7회 풀잎문학상, 제4회 북한강 문학상, 제55회 <문학사랑> 인터넷문학상, 2005년 대전시문화상 수상(문학부문),자랑스런 한국인상 수상(2017) 경력이 있다.

<한국을 빛낸 문인>, <하늘비 산방>, <봄의 손짓>을 선보였다. 중도문학회 회장과 외솔회 회장, 월간 시사문단 고문과 대전지부장을 역임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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