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대의면, 수해 2주 만에 식당·우체국 영업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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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대의면, 수해 2주 만에 식당·우체국 영업 재개

"죽기 전까지는 살아야지", 절박함이 만든 재기의 시작

  • 승인 2025-08-04 12:15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대의반점 배영자 사장
의령 대의반점<제공=의령군>
37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중국집을 운영한 대의반점 배영자 씨는 지난달 폭우로 가게가 물에 잠기자 장사를 접을 생각까지 했지만 결국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

"죽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다시 살아야지요." 배 씨는 마당에 물을 뿌리며 집기를 정리하는 손길에 힘을 담았다.

경남 의령군 대의면 구성마을은 이번 기록적 폭우로 식당과 점포 20여 곳이 형태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됐다.

그러나 2주가 지나면서 50년 전통의 국밥집, 4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켜온 중국집, 동네 이발소, 주민들 사랑방이었던 우체국이 차례로 영업 재개 소식을 알리고 있다.



가게마다 수천만 원의 피해를 입었지만 영업 중단이 길어지면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절박함이 업주들을 다시 일어서게 했다.

대의면은 진주시와 합천·산청을 잇는 길목으로 외지 손님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권이어서 영업 중단은 곧 생계 단절을 의미한다.

마쌍식육식당 이하늘 사장은 "수해 피해 지역이라는 인식 탓에 손님이 뚝 끊겼다"며 "매출이 다시 올라와야 재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의우체국도 주민 불편을 더는 일이 우선이라며 영업을 시작했다.

이태훈 국장은 "공공기관 복구 지원은 없지만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번 영업 재개는 단순한 가게 복구가 아니라 지역의 맥박을 다시 뛰게 만드는 첫 신호다.

그러나 상권이 외지 손님에 의존하는 구조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공공기관의 복구 지원이 빠진 현실은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무너진 골목은 다시 일어서고 있지만, 복구의 진짜 시험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돌아오는 그날이다.

가게 불빛은 켜졌으나, 지역 경제의 숨은 이제부터 다시 채워야 한다.
의령=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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