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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충원 묘역 모습. (사진=이승찬 수습기자) |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6명의 유해가 12일 국내에 봉환되고 13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서울과 대전 국립현충원에 마련된 독립유공자 묘역은 계획된 묘소 매장을 완료해 더는 안장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국가보훈부는 대전현충원 의사상자 묘역에 남은 부지에 해외 독립유공자 봉환 유해를 안장할 예정으로, 미국에서 이장하는 문양목 지사와 브라질에서 옮겨오는 김기주·한응규 지사 등 6명의 유해를 이곳에 매장 방식으로 안장한다.
대전현충원 의사상자 묘역은 직무가 아닌 행위로서 타인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험에서 구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이를 예우해 안장하는 묘역이다. 세월호 탑승객을 구조하다 사망한 세월호 승무원을 비롯해 물에 빠진 제자를 구하기 위해 희생한 교사 등이 안장돼 있다. 총 110기의 유해를 안장할 수 있는 규모로 현재까지 의사상자 65기의 유해가 안장됐다. 의사상자 45기를 더 안장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고, 10만185기의 유해가 안장된 대전현충원에서 마지막 남은 안장 가능한 묘역이다.
국가보훈부는 해외에서 봉환한 독립유공자 유해를 안장하는 묘역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의사상자 묘역의 남은 부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의사상자 묘역에 아직 여유가 있고 해외에서 돌아오는 독립유공자에 예우를 위해 묘역을 마련해 앞으로 같은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검토할 사안이 여러 가지 있어 앞으로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 독립유공자 봉환 유해를 안장해도 워낙 남은 묘역이 협소하고, 해외에 머무는 독립유공자 국내 봉환 정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마저도 머지않아 만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현충원의 확장도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새로운 묘역을 조성할 수 없는 여건으로, 해외 독립유공자를 어떻게 예우하고 유족을 설득해 국내로 봉환하는 데에 현충원 묘역 확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송기한 대전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는 "독립유공자에게 우리가 어떤 예우를 갖출 것인가는 국민과 국가의 근본적 부분이면서 정체성에서도 소홀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 알링턴국립묘지를 보듯이 안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력을 갖추는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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