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가슴 수술 후 수술 부위 통증이 지속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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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가슴 수술 후 수술 부위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승인 2026-01-01 16:42
  • 신문게재 2026-01-02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마취통증의학과 이원형 교수(반명함)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수개월 전 50대 남성이 길을 가다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행히도 넘어지면서 도로 가장자리에 튀어나와 있던 벽돌에 가슴을 부딪치며 늑골이 골절됐고, 골절된 뼈가 폐를 찔렀다. 폐는 손상됐고 손상된 폐에서 바람이 새어 나와 가슴 안에 공기가 가득 차는 기흉으로까지 진행됐다. 결국 환자는 숨쉬기가 힘들어져 공기를 몸 밖으로 빼내는 기다란 줄을 가슴에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고, 얼마간의 입원 생활을 하고 나서야 조금씩 호전됐다.

하지만 환자의 통증은 퇴원하고도 한동안 지속됐다. 환자는 골절된 뼈가 붙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아파도 진통제를 먹으며 참고 지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만 갔다. 쩌릿하면서 화끈거리고, 옷에 스치기만 해도 아픈 날도 있었다. 가끔은 이 통증으로 밤에 잠들기가 불편하기도 했다.



12개의 양쪽 늑골과 가슴 앞뒤의 흉골, 척추뼈로 구성되는 흉강(가슴통)은 신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곳에는 몸 전체에 혈액을 보내는 심장과 커다란 동맥, 정맥이 있고 생명 유지를 위해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폐가 있다. 중요한 신체 장기가 모여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뼈와 횡경막이 흉강을 둘러싸 보호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은 이 부분의 이상 유무를 가장 먼저 그리고 신속하게 점검한다. X-ray를 기본으로 초음파, CT, MRI, 복강경 등 생명 유지를 위한 최신의 장비들이 장기 손상 여부 탐색과 기능 회복 유지에 사용된다. 그리고 이상소견이 발견되면 약물요법을 병용하면서 수술적 치료를 위해 흉강을 열고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시행한다. 1분 1초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응급진료 중에 이 절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폐나 심장을 수술할 때는 흉강을 열어야 하는데, 이때 늑골 혹은 흉골을 절개해야 한다. 글 초입에 설명한 환자처럼 흉강에 기다란 도관을 넣는 시술은 늑골을 직접 절개하지는 않지만, 늑골과 늑골 사이를 벌려서 도관을 흉강으로 삽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늑골을 절개하거나 늑골 사이를 벌리는 수술 과정에서 흔히 늑골 바로 아랫부분에 있는 늑골 신경이 어쩔 수 없이 손상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술 후 늑골 신경 손상에 의한 '늑골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수술 부위를 따라서 통증이 오거나 화끈거림 혹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감각 이상을 보이는 '개흉 수술 후 신경통'이 유발된다.

개흉 수술 후 신경통은 보통 수술 후 2개월 이상 수술 부위를 따라 지속되는 통증과 감각 이상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수술로 인한 신경 손상, 조직 유착, 염증반응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후 약 50%의 환자에서 발생한다고 보고됐으며 시간이 지나면 점차 통증 정도가 감소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수술 후 4~5년까지도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기도 하고 잠들기 어렵다거나 심하면 잠에서 깨어나는 수면장애를 초래하기도 하며, 지속되면 만성통증으로 변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흉강 내의 질병 자체도 생명 현상에 매우 긴밀하게 연관돼 있기도 하거니와 이렇게 수술 후에도 만성 신경통이 지속된다면 당연히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소염진통제와 신경통에 처방하는 항우울제, 항경련제을 함께 사용하고 물리치료, 재활치료도 함께하는 다과적 진료가 도움이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는 흉부 경막외 신경블록이라는 전문적 진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술 후 수술 부위가 지속적으로 아픈데, 본래 가지고 있던 심장이나 폐의 문제가 아니라면 개흉 수술 후 신경통을 고려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한 이른 시기에 가능한 적극적으로 치료해 만성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할 것을 권한다.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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