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억새가 춤추는 가을, 합천 황매산으로의 초대

  • 전국
  • 부산/영남

은빛 억새가 춤추는 가을, 합천 황매산으로의 초대

  • 승인 2025-09-17 11:21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억새 (1)
황매산 억새<제공=합천군>
가을이 깊어갈수록 합천의 명산 황매산은 은빛 억새 물결로 출렁인다.

해발 1113m 고지에서 바람 따라 흔들리는 억새는 때로는 파도처럼, 때로는 별빛처럼 빛나며 보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봄에는 진분홍빛 철쭉으로, 가을에는 은빛 억새로 옷을 갈아입는 황매산은 사계절 매력을 품은 자연의 무대다.

◆억새로 물든 가을 무대



황매산 억새밭은 우연과 역사가 빚어낸 풍경이다.

1980년대 정부의 축산 정책으로 조성된 목장에 젖소와 양이 철쭉을 피해 풀을 뜯으며 철쭉 군락이 형성됐고, 낙농업이 자취를 감춘 자리엔 억새가 번성했다.

그 결과 오늘날 정상 주차장에서 단 10분만 걸어도 시야 가득 펼쳐지는 은빛 억새 세상이 열린다.

최근 BTS RM의 뮤직비디오 「들꽃놀이」 촬영지로 알려지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이곳은 일출과 일몰이 더해지는 순간, 가장 극적인 무대로 변한다.

별빛언덕과 전망데크에 서면 바람 따라 끝없이 일렁이는 억새의 장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축제, 가을의 하루를 채우다

오는 10월 18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제4회 황매산 억새축제는 억새의 꽃말인 '활력'처럼 지친 일상에 새 힘을 불어넣는다.

개막일에는 초청가수 지원이와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세미가 무대를 꾸미며, 주말마다 퓨전국악과 색소폰 선율이 억새밭에 울려 퍼진다.

숲 해설 도슨트 투어, 억새 속 도서 공간과 북시네마, 교통약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트 투어까지 체험 프로그램은 한층 다채로워졌다.

정상 주차장 인근 직판장에서는 합천의 사과, 버섯, 산나물이 향긋한 손짓을 더한다.

붉은 노을 억새풍경
붉은 노을 억새풍경<제공=합천군>
◆누구나 걷고, 누구나 즐기는 열린 산

합천군은 황매산군립공원을 무장애 관광지로 조성하고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오를 수 있는 경사로와 전동카트 투어가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억새밭을 즐길 수 있다.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까지 모두가 불편 없이 자연을 만끽하는 길이 열리고 있다.

◆은빛 억새가 건네는 위로

황매산의 억새밭에 서면 말없이도 위로가 다가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한 포기, 석양에 붉게 물드는 산자락이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가족과 연인이 함께 걷는 길 위에서, 억새는 활력과 치유의 언어로 기억된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황매산 억새축제가 합천의 가을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며 "많은 분들이 황매산을 찾아 은빛 억새가 전하는 힘과 치유를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을 햇살과 억새의 은빛이 한데 어우러지는 계절, 합천 황매산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마음에 남는 무대가 된다.

올해 가을, 그 무대 관객이 돼 보자.
합천=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드디어~맥도날드 세종 1호점, 2027년 장군면 둥지
  2. 성탄 미사
  3. 세계효운동본부와 세계의료 미용 교류협회 MOU
  4. 이장우 대전시장에 양보? 내년 지방선거, 김태흠 지사 출마할까?
  5. [다문화] 이주배경인구, 전체 인구 5% 돌파
  1. [충남 10대 뉴스] 수마부터 행정통합까지 다사다난했던 '2025 충남'
  2. [대전 다문화] "가족의 다양성 잇다"… 2025 대덕구 가족센터 성과공유회
  3.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4. [세상보기]섬세한 도시
  5. [대전 다문화] 다문화가정 대상 웰다잉 교육 협력 나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 지원을 위한 범정부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가속페달이 밟히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둘러싼 여야의 헤게모니 싸움이 자칫 내년 초 본격화 될 입법화 과정에서 정쟁 증폭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행정안전부는 24일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과 관련해 김민재 차관 주재로 관계 부처(11개 부처) 실·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통합 출범을 위한 전 부처의 전폭적인 특혜 제공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날 회의에서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세부 추진 일정을 공..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 두 사안은 올 한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이어졌다.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인 올해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임기 만료에 따른 통상적 대선이 아닌,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선거였다. 선거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정권..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배를 띄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다. 두 시·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등 국힘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여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타운홀미팅에서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