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표가 김 전 장관을 만난 것은 현재 국민의힘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정부·여당이 대미 관세협상 교착과 대법원장 사퇴 압박 등으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음에도 국민의힘은 반사 효과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20%대 박스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이 찬탄과 반탄으로 분열, 계엄과 탄핵의 강을 온전히 건너지 못하며 민심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 대표는 지금 당의 진로 등 정국 타개에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성 반탄파 지지로 대표직에 오른 장 대표가 정치 스탠스를 쉽게 취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할 부분이 없지 않다. 분명한 건 비상계엄이라는 파멸적 방법으로 정권을 내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안고 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강성 반탄파들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정치 현실이다.
최근 여론조사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수위를 다투는 장 대표의 정치적 고비는 내년 지방선거다. 지방선거 승패에 따라 장 대표는 물론 당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견을 좁혀 합의점을 찾고, 같은 목표를 가졌다면 적과도 손을 잡아야 하는 것이 정치다. 배제가 아닌 덧셈의 정치가 있어야 당에 희망이 생긴다. 장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를 포함해 그 누구라도 만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포용과 연대 없이 당이 직면한 난관을 돌파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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