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만 없던 '시립극단' 만든다…30년 숙원 논의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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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만 없던 '시립극단' 만든다…30년 숙원 논의 재개

27일 대전예당서 시립극단 창단관련 토론회 개최
민간극단위축·운영모델 두고 지역 문화계 의견 분분

  • 승인 2026-03-02 16:31
  • 신문게재 2026-03-03 2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시가 지역 연극계의 오랜 숙원인 시립극단 창단을 위해 상반기 내 조례 개정을 목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논의에서는 민간 극단과의 상생을 위한 공동 제작 시스템 구축과 지역 예술인 참여 보장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핵심 과제로 다뤄졌습니다. 시는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우선적인 제도적 기반 마련에 집중하며 창단 준비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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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지난 27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시립극단 창단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최화진 기자
30년 넘게 지역 연극계 숙원으로 남아있던 대전시립극단 창단이 재시동을 건다.

대전시가 상반기 내 조례 개정을 목표로 속도를 내면서 지역 연극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어 창단 필요성부터 운영 방식, 민간 극단과의 상생 구조까지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7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시립극단 창단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상현 대전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이 좌장을 맡고, 복영한 대전뮤지컬협회장, 윤진영 대전연극협회장, 심재찬 전 대구문화재단 대표, 이필모 대전대 교수, 이소을 극단앙상블 대표, 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 박종현 대전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 김경일 대전시청 문화예술과장 등이 참석했다.

대전시립극단 창단의 필요성은 30여 년 전부터 제기돼 왔고, 본격적으로 논의된 건 2018년 민선 7기부터다.

당시 대전은 6개 광역시 중 울산과 함께 시립극단이 없는 도시였고, 2018년 대전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를 계기로 본격 여론이 형성됐다. 이후 공청회와 시민 설문조사(창단 찬성 67%)를 거치며 창단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2022년 창단을 목표로 계획도 수립됐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졌고, 2021년 말 조례 개정안 상정이 무산되면서 사업은 멈췄다. 이후 민선8기로 시장이 교체되며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민선8기 들어 시는 비상임예술단을 창단하는 등 예술단 확대에 나섰지만, 시립극단과 시립오페라단은 지역 문화계 이견을 이유로 보류돼 왔다. 그러다 임기 3개월을 남긴 시점에서 다시 추진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연극계에서는 과거 창단이 불발된 사례를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지방선거를 3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행정절차 진행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다만 시는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수장의 민선7기와 국민의힘 수장의 민선8기 모두 창단 필요성에 공감해 온 사안인 만큼 차기 시장이 어느 당 소속이 되더라도 사업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김경일 문화예술과장은 토론회에서 "상반기에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검토는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라며 "그동안의 논의와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상반기 중 조례 개정안을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 편성은 선거 일정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우선 제도적 기반부터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민간 극단 위축이나 추후 운영 방안 등의 과제는 여전하다.

가장 큰 우려는 민간 극단 위축 문제인데, 이에 대해 토론회에서는 '공동 제작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복영한 대전뮤지컬협회장은 "민간극단이 창작한 작품을 공모 방식으로 선정해 시립극단이 제작 시스템과 예산을 투입해 함께 공연하고, 공연 이후에는 해당 작품을 다시 극단에 돌려줘 레퍼토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이 제작 기반을 지원해 민간이 장기적으로 활용할 작품 자산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현 대전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은 "시립극단 예산이 기존 민간 지원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별도 재원으로 운영하면서 일정 비율 이상을 민간 협업 제작에 사용해야 상생 구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윤진영 대전연극협회장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가 되지 않도록 지역 배우와 창작진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며 쿼터제 도입을 제안했다.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상설 단원을 두는 '단원 중심제'와 프로젝트별로 인력을 구성하는 '작품 중심제'의 장단점을 놓고 의견이 오갔다.

심재찬 전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단원제는 팀워크와 예술적 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안정성에 안주해 조직이 경직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작품중심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인력이 참여할 수 있어 개방성이 높지만 지속적인 역량 축적이 어렵고 조직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평가를 제시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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