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면 충분"… 홍합서 힌트 얻은 백신, 접종 사각지대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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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면 충분"… 홍합서 힌트 얻은 백신, 접종 사각지대 없애

포스텍·인천대 '지속형 면역' 구현
반복 접종 부담 줄일 기술 제시

  • 승인 2026-06-08 16:29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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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준 포스텍 교수(왼쪽부터), 포스텍 박사과정 정석원 씨, 황병희 인천대 교수, 포스텍 박사과정 우현택 씨. (사진=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팀이 홍합의 강한 수중 접착 원리를 응용해 단 한 번의 접종으로 장기간 면역 효과를 내는 백신 기술을 개발했다.

반복 접종 부담을 줄이는 것을 넘어 백신 접근 자체가 어려운 나라의 사람들에게도 닿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포스텍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 시스템생명공학부 박사과정 정석원 씨,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우현택 씨 연구팀이 인천대 생명공학부 황병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행한 이 연구는 최근 생체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독감, 코로나19 등 감염병 백신은 한 번 맞는다고 끝이 아니다. 충분한 면역 효과를 얻으려면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차례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는 시간과 비용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여러 나라에서는 아예 접종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왜 반복 접종이 필요할까. 현재 대부분의 백신은 바이러스 일부 성분만 사용하는 방식이라 안전하지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힘이 약하다. 게다가 백신 성분이 몸속에서 빠르게 사라지면서 면역 반응이 충분히 유지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친 파도에도 바위에 찰싹 잘 달라붙어 있는 홍합에 주목했다. 홍합이 만드는 접착단백질에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면역증강 펩타이드를 결합해 백신 성분을 몸속 특정 위치에 오랫동안 붙잡아 둘 수 있는 '접착성 어주번트 단백질(AAP)'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쉽게 말해 '백신용 접착제'를 만든 셈이다.

접착성 어주번트 단백질은 백신의 핵심 성분인 항원과 함께 나노입자 형태로 뭉쳐 체내에 부착해 머물면서 항원과 면역증강제를 천천히 내보낸다. 자연 감염이 지속적으로 면역계를 훈련하는 것처럼 면역세포를 오랫동안 자극해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그 결과, 알루미늄염을 기반으로 한 기존 면역증강제보다 백신 성분이 체내에 오래 머물렀으며 단 한 번의 접종만으로 기존 대비 3배 이상 지속되는 면역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면역증강 펩타이드로서 'PADRE1'를 사용해 면역 반응을 한층 강화했다. PADRE는 사람들의 면역 유형과 관계없이 폭넓게 작용하는 범용 면역 강화 물질로, 특정 개인에게 효과가 한정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면역반응 핵심 경로를 활성화한 결과, 항체 생성을 돕는 도움 T세포와 장기 면역 기억을 형성하는 기억 T세포가 늘었다. 접종 6주 후에도 면역 반응이 유지됐으며,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 활성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면역세포가 지쳐 기능이 떨어지는 '면역 고갈' 현상 없이 건강한 면역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점도 확인됐다.

접종 단 한 번으로 충분한 면역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이 기술은 많은 사람을 위한 현실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콜드 튜머'처럼 치료 효과가 낮았던 난치성 암 백신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차형준 교수는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백신 전달시스템은 생체적합성이 뛰어나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실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반복 접종 부담을 줄이고 세계 백신 접근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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