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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단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광덕문과 종각 한소민 소장 제공 |
1925년 무렵 보령에 살던 수운교 신도 송씨는 신기한 꿈을 꾸게 됩니다. 소나무가 우거진 산과 푸른 물이 흐르는 계곡 사이로 황소 한 마리가 뛰어다녔는데 산 정상 부근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렸고 '사인여천(事人如天)'과 '인내천(人乃天)'이라는 말도 들려왔다고 하지요. 이상한 일은 수운교 교주 역시 황소가 나타나고 종소리가 들리는 비슷한 꿈을 꾸었다는 것입니다. 교주는 황소는 백성이며 종소리는 식민지 치하에 피폐해져 있는 민심을 위로해 줄 소리로 여겼다고 합니다. 이후 송씨가 꿈에서 본 계곡을 찾아가 보니 과연 황소를 닮은 돌 하나가 있었습니다. 돌로 두드려 보니 꿈에서 들었던 종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났기에 하늘이 내린 돌이라 여기고 수운교로 가져와 천단 옆에 세우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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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단 옆에 자리한 석종 한소민 소장 제공 |
신비한 소리를 내는 돌에 사람들의 바람과 믿음이 더해진 이야기는 밀양에도 있습니다. 만어산 만어사에도 두드리면 종이나 경쇠 같은 소리를 내는 돌들이 있는데 『삼국유사』 「어산불영」 에 그 유래가 실린 유서 깊은 이야기이지요. 가락국 수로왕 때 독룡과 다섯 나찰녀가 재앙을 일으켜 4년 동안 오곡이 익지 않았습니다. 부처의 설법으로 재앙이 그치자 그 가르침에 감화된 동해의 물고기와 용들이 산으로 모여들어 돌로 변했고, 그 돌을 두드리니 종과 경쇠 같은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만어산의 수많은 돌은 빙하기에 동결과 융해를 반복한 자연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자연의 이치를 아는 것과 옛사람들이 그 돌에 이야기를 붙인 까닭을 헤아리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일 테지요. 해마다 농사를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던 사람들에게 어서 비바람이 그치고 곡식이 익기를 바라는 것보다 더 간절한 소망은 없었을 테니까요. 흉년이 지나가고 다시 들판이 누렇게 익기를 바랐던 마음이 소리 나는 돌에 그런 기이한 이야기를 담아 놓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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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단 내부 모습. 단군과 석가, 노자, 공자 등 4성인의 위패를 모셨다. 한소민 소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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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주 거처인 용호당 장실 부엌에 마련된 조왕신을 모시는 조왕단. 한소민 소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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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령각 뒷편에 마련된 신단 한소민 소장 제공 |
백 년의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석종은 언제 저절로 울리게 될까요? 사람을 하늘처럼 귀하게 여기는 세상이 되는 날, 그때 비로소 울리게 될 석종의 소리를 기다려봅니다.
한소민/배재대 강사, 지역문화스토리텔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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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소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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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