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이 앉은 향로 꼭대기, 봉래산이 양각된 뚜껑, 연꽃잎 장식 몸통, 용 받침의 4개 부문으로 구성된 금동대향로는 1993년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됐다.
백제 시대의 사상과 문화가 완벽한 구도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금동대향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금동대향로는 향을 피우고 뚜껑을 닫으면 7개의 구멍으로는 향연이 나오고, 5개의 구멍은 향이 더 잘 타기 위한 공기 구멍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백제의 기술력을 증명한 걸작이라는 평가다.
이렇듯 빼어난 기술과 예술성을 갈고 닦은 백제 장인의 숨결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10월 14일부터 일주일간 천안, 아산, 공주, 보령 등 충남 6개 경기장에서 '2023년 충청남도 58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충남에서 개최된다.
1700여명의 전국 시·도 선수들이 충남에 모여 주조, 금형, 용접 등 제조업 직종을 비롯해 첨단 직종군이 속하는 전기·전자, IT·디자인 분야까지 총 50개 직종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예정이다.
10월 16일에는 천안 학생교육문화원에서 개회식을 치른다. 천안제일고에서는 경기 참관이 이뤄지며, 보령머드박람회장에서는 숙련기술 체험, 전시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져 관광객과 도민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10월 20일 보령문화예술회관에서 입상 선수에게 시상을 하며 일주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지난 여름 폭염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했던 선수들을 생각하면 금동대향로를 만든 백제 장인이 떠오른다.
대한민국 기술의 미래를 담당할 숙련기술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쉬지 않고 훈련했던 그들의 노력은 무척 외롭고 힘든 여정이었을 것이다.
모든 선수가 지난 한 시간 공들였던 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메달 색깔이나 순위에 집착하기보다 숙련기술인의 꿈을 이루겠다는 더 원대한 꿈을 갖고 성장하기를 당부드린다.
왕실의 의식이나 행사가 있을 때면 백제인들은 금동대향로에 향을 피웠다고 한다.
향은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심신을 위로하며 하늘과 소통하는 매개체였다.
2023 충청남도 제58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맞아 도민들도 마음으로부터 금동대향로에 향을 피우기를 희망한다.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무엇보다도 백제의 숨결이 숨 쉬는 충남에서 숙련기술인들이 힘차게 웅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김태정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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