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없으면 진료 왜 못받나요"…신분증 첫날 현장 혼선

  • 사회/교육
  • 건강/의료

"신분증 없으면 진료 왜 못받나요"…신분증 첫날 현장 혼선

  • 승인 2024-05-20 17:39
  • 신문게재 2024-05-21 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40520-병원 본인 확인 의무화
대전 한 대학병원에서 20일 진료 전 환자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부터 의료기관 신분증 확인 의무화가 시행됐다.  (사진=이성희 기자)
의료기관 신분증 확인 의무화 첫날인 20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내과를 찾은 조명미(65)씨가 진료 접수대 앞에서 집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랍에 놓고 나온 신분증을 병원까지 가져다 줄 수 있는 지 묻기 위해서다. 하지만 가족과 연결이 닿지 못한 조 씨는 결국 오전 진료를 포기하고 병원을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 병·의원과 약국에서 '요양기관 본인 확인 강화 제도'가 시행되면서 혼선이 적지 않았다.



본인 확인제도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제시해 중독성 마약 의약품을 처방받는 사례가 잇달아 보고되고, 무자격자나 급여 제한된 대상자가 마찬가지로 타인 명의를 도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응급환자나 장기요양 등급 환자는 신분증 제시 의무가 면죄되고, 미성년자도 종전처럼 주민등록번호를 제시해 진료받을 수 있다.

이날 방문한 대전지역 의료기관 방문 환자들은 대부분 신분증을 준비한 상태였다. 각종 뉴스를 접하고 가족들이 병원을 자주 찾는 이들에게 바뀐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린 덕분이다. 어떤 환자는 주민등록초본을 가져오거나 휴대폰에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내려받아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준비를 한 상태였다.



다만, 시행 첫날인 만큼 혼선도 빚었다. 신분증을 제시하는 것을 낯설게 여겨 병원 직원에게 왜 제시해야 하는지 목소리 높여 묻는 경우도 있었으며, 2023년 9월 진료 기록을 확인해 신분증 없이 오늘만 접수해줄 수 없느냐고 요청하는 경우도 목격됐다. 의료기관 직원들이 환자들 동의를 받아 휴대폰에 전자 건강보험증을 내려받느라 한참을 매달리는 모습도 관찰됐다.

신분증 등이 없는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다만, 14일 이내 신분증과 진료비 영수증 등을 제출하면 건강보험이 사후 적용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날 건강검진을 위해 내과를 찾은 박 모(60)씨는 "평소에 휴대과 현금 조금 들고 다니는데 신분증까지 소지해야 한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며 "스마트폰에 전자 건강보험증을 간호사들이 받아줘서 그나마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대전 아파트 화재로 20·30대 형제 숨져…소방·경찰 합동감식 예정
  3. [날씨]28일까지 충남 1~3㎝ 눈 쌓이고 최저기온 -3~1도 안팎
  4.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5.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1.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2.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3.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4.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5.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헤드라인 뉴스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속보>대전에서 청소년이 성착취 범죄 피해자가 되는 사건이 18세 이하 전 연령에서 증가 추세이며, 대전경찰이 파악하는 사건에서도 저연령화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피해는 남성에게도 발생하는 중으로, 경찰과 교육청, 아동청소년지원센터의 통합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중도일보 12월 15일자 6면 보도>대전경찰청이 '대전지역 성착취 피해청소년 지원체계 현황 및 대안' 토론회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24년 대전에서 아동·청소년(18세 이하)에게 접근해 성착취물 제작과 배포, 대화 등의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이 3파전으로 재편된다. 출마를 고심하던 장종태 국회의원(대전 서구갑)이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기존 후보군인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은 대전·충남통합과 맞물려 전략 재수립과 충남으로 본격적인 세력 확장을 준비하는 등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장종태 국회의원은 2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동안 장 의원은 시장 출마를 고심해왔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민주당의 대전·충청권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해야 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