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금강 살리려면 洑 철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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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금강 살리려면 洑 철거해야”

세계적 하천전문가들 현장방문 “물 고여 오염되고 생명체 줄어 당장 수문열어 강 흐르게 해야"

  • 승인 2014-03-23 16:34
  • 신문게재 2014-03-24 2면
  • 유희성기자유희성기자
▲ 21일 금강유역의 생태계를 둘러보고 부여 호암교 인근 갈대밭에서 마무리 발언하는 전문가들. 왼쪽부터 나카가와 마나부 기술사,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 정인걸 교수, 유진수(금강유역 환경회의) 사무처장, 양흥모 집행위원장.
▲ 21일 금강유역의 생태계를 둘러보고 부여 호암교 인근 갈대밭에서 마무리 발언하는 전문가들. 왼쪽부터 나카가와 마나부 기술사,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 정인걸 교수, 유진수(금강유역 환경회의) 사무처장, 양흥모 집행위원장.
세계적 환경전문가들이 죽어가는 금강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1일 4대강재자연화포럼(준) 주최 대한하천학회,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주관으로 세계적인 하천전문가와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공산성 붕괴현장과 금강 공주보ㆍ백제보ㆍ부여 호암교 등을 둘러보는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인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와 40년 경력의 독일 최고 하천전문가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72·칼스루헤대학 전 교수), 나카가와 마나부(일본 국토문제 연구회 건설부문)기술사, 양흥모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집행위원장 등 10여명의 조사단이 참석했다.

본보는 4대강 사업 이후 달라진 생태변화를 진단하기 위해 조사단과 동행해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조사단은 공주 곰나루에서 기자들에게 설명회를 열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구조물을 철거해 생태계를 원상복구 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비용과 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지금당장 철거하는 방법이 가장 이득이라는 이유에서다. 공주보, 공산성 붕괴현장, 백제보, 부여 호암교를 차례로 둘러보며 이들은 같은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금강만이 가진 백사장과 모래톱, 갈대밭이 사라져 특유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을 뿐더러 새와 물고기, 고라니 등 야생동물도 급격히 사라지는 등 생명체들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 했다는게 이들의 조사결과다. 보의 설치로 인해 수위변화 없이 고여 있는 물은 녹조가 끼고 물고기가 이동할 수 없으며 산소가 섞이지 못해 결국 모든 것이 죽게 된다는 베른하르트 교수의 부연 설명이다.

나카가와 기술사는 “일본의 아라세댐도 철거중인데 수문의 개방만으로도 어종이 다양화되고 물이 맑아 졌었다”고 증언하며 탁한 색의 금강을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2년여 전 백제보에서 30만 마리의 물고기가 죽은 예를 들며 조류 제거선, 어도 등 인위적인 방법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독일의 드레스덴에서는 엘베강의 현대적 다리 건설이 전통 경관을 훼손했다며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되는 일이 있었음을 예로 들며 댐의 건설로 공주시가 추진 중인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발목이 걸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흥모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집행위원장은 “바닥에 있는 구조물까지 모두 드러내려면 4대강 공사와 맞먹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빨리 철거할수록 이득이고 겉으로 드러난 보의 철거비용은 4대강의 1~2년 유지비 정도면 가능하다”며 “시범적으로 한 곳만이라도 철거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금강의 실태를 눈으로 확인한 뒤 “강 주변의 생명체는 물론 흙 등 모든 물체는 물의 흐름에 기대어 살고 정화되는데 보가 흐름을 막아 모든 것이 죽고 있다“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수문을 개방해 강이 흐르게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과도한 준설작업이 걸림돌인 반면 장마철이 있어 원상복구가 빠를 것”이라는 희망적인 말도 덧붙였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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