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대전어린이재활병원 시민추진모임 |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시민들이 뛰면서 기부하는 마라톤대회다. 시민들이 5㎞를 완주하고 1만원을 기부하면 건립기금 후원업체에서 플러스로 1만원을 기부하는 행사다.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중증장애아동들이 가족과 연습을 하고 있다. 또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모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 대회가 놀라운가?
많은 중증장애아동들이 마라톤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런 현실엔 장애아동은 마라톤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달리는 것은 두 발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대전의 중증장애아동들은 보여준다.
휠체어에 앉은 아이는 아빠의 손과 발로만 뛰는 것이 아니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속도와 눈부신 햇살이 불편하다. 차올라오는 가래를 감당하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틀어지는 몸을 휠체어벨트 하나로 버티며 뛴다. 아빠만 숨차고 땀이 나는 것이 아니다. 아이는 아빠보다 더 숨이 차고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 아빠와 아이가 2인 1조로 함께 뛰며 장애를 극복하는 기적을 만든다.
장애아동가족들이 세상을 향해 나서는 발걸음은 결코 쉽지 않다. 아이들이 장애로 뛸 수 없다는 자신의 편견부터 깨야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순간의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나아가 아이와 가족의 발걸음을 불쌍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당당히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에겐 단순히 마라톤 참가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 보는 앞에서 석션으로 아이의 가래를 빼야 하고 주사기로 직접 배에 물을 투여해야 한다. 길에서 아이의 기저귀도 갈아야한다. 자주 멈춰야 하기 때문에 뒤에 오는 사람들의 눈치도 봐야한다. 이런 상황을 딛고 뛰는 장애아가족의 모습은 성스럽기까지 하다.
이번 마라톤대회는 모든 것이 시민의 기부로 만들어지고 있다. 1000명이 완주할 것을 예상해 지역의 업체들과 시민들이 1000만원을 모아 놓았다.
뿐만 아니라 행사MC와 다수의 공연, 의료진과 안전경호팀, 행사진행과 보조, 간식, 기념품, 경품까지 모든 것이 시민의 기부로 이루어진다. 장애아가족들은 가족별로 시민에게 드릴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행사장에서 떡볶이, 어묵, 붕어빵, 솜사탕, 쿠키, 음료들과 기념품이 무료로 나누어진다.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4·19마라톤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그동안 어린이재활병원이 없어 생명과 웃음을 지키기 어려웠던 장애아동과 그 가족에게 기적을 약속하는 자리다. 이 행사에 대전의 국회의원들과 시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한다고 한다.
시민들 앞에서 국민의 대표와 시민의 대표들이 대한민국에 단 하나도 없는 어린이재활병원을 대전에 건립하겠다는 약속과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4월 19일 오후 1시 30분 엑스포다리밑에서 우리의 심장은 뛴다!”
김동석 대전어린이재활병원 시민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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