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의 불편한 진실]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하루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장애인 이동의 불편한 진실]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하루

도로가 인도보다 안전?… 도로로 다니는 전동휠체어

  • 승인 2017-04-19 16:51
  • 신문게재 2017-04-20 9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정혜진(48ㆍ가명)입니다. 오늘은 저의 하루를 소개하려 합니다.

저는 걸을 수 없는 장애인입니다. 때문에 어딜 가고자 하면 전동 휠체어에 몸을 맡기곤 합니다. 아침부터 복지관에 가기 위해 준비를 합니다.

보통 주변의 도움을 받아 전동휠체어에 오릅니다. 전동휠체어를 타기 전에는 혼자선 어딜 간다는 생각조차 힘들었지만, 전동휠체어를 타면서 가까운 곳은 혼자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복지관까지는 고작 3km 내외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합니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지나갈 때면 ‘덜그럭, 덜그럭’ 전동휠체어가 움직입니다. 그때마다 저에게 전해지는 충격들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가끔 전동 휠체어를 시승한 사람들은 “버틸만하네!”라고 합니다. 저도 일반인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매일 12시간 이상 꼼짝없이 전동휠체어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 허리를 타고 목까지 뻐근해져 오는 걸 일반인들은 알 순 없겠죠.

경사진 곳은 어지러운데다 바퀴가 걸리면 빠져나오기 위해 최소한 10분 이상 소비합니다.

그나마 인도로 갈 수 있는 곳은 다행입니다. 가다 보면 문턱같이 튀어나온 곳을 발견합니다. 3cm 정도의 턱만 있어도 전동휠체어는 통행할 수 없습니다.

혼자 다니다 넘어지면 몸 상하는 건 둘째고 일어날 수 조차 없습니다.

지나가던 일반 시민분이 도와줘서 한두 개는 넘을 순 있습니다. 언젠가 도움을 받다 “너무 무거워서 그런데 잠깐 내려줄 순 없으세요”라는 말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선의로 하는 말이지만, 가슴 아프게 느꼈습니다.

이러니 저에게 ‘인도’는 인도가 아닙니다. 차라리 차도로 돌아갑니다. 차가 다니는 길도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하긴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바로 옆에서 ‘쌩쌩’ 달리는 자동차 때문이죠. 골목길에서 커브를 틀다 자동차와 마주치면 아주 깜짝 놀랠 때도 많습니다. 물론 저도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주행에 방해된다고 생각합니다.

‘빵빵’ 오늘 역시 자동차 경적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네요. 이 정도면 양반입니다. 어떤 운전사는 “왜 도로로 나오냐”며 손가락질과 욕을 할 때도 있습니다. 저도 도로로 가고 싶어 달리는 게 아닌데도 말이죠.

오늘은 중도일보 기자가 ‘장애인 차별금지의 날’이라 “취재를 하고 싶다”고 물어왔습니다. 속으로는 “이날 하루 특별한 날이라고 떠들썩하게 챙기지 말고 하루만이라도 혼자 가고 싶은 곳에 안전하게 가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 이 기사는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인터뷰를 통해 1인칭 시점으로 작성한 장애인의 하루 일과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2. '1대 5만' 국가기본지질도 완성…지질자원연구원 "광물과 지층에 대한 보물지도"
  3. KH한국건강관리협회, 어르신 체육대회서 건강캠페인 펼쳐
  4. 4극3특 지역맞춤 R&D 본격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5. [인터뷰]서영식 충남대 지식융합학부 교수
  1. 대전 국악 진흥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2. [독자제보] 공공기관은 지역에 있는데 체육시설은 ‘문턱’… "시민 개방기준 필요해"
  3. 알테오젠, 유성 둔곡 생산라인 통해 의약품생산 자립 추진
  4. [날씨] 충청권 낮 최고 27도… 주말에도 큰 일교차
  5. 여성기업인들의 마음 나눔으로 이어지다

헤드라인 뉴스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국가R&D의 대전과 실증 및 스마트도시의 세종 그리고 제조역량과 첨단모빌리티의 충남·충북까지 충청권은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절되어 있는 구조를 보완해 이를 연계해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개최한 '4극3특 지역 자율 R&D 사업 출범식'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의 중부권역사업단장을 맡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경수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KAIST에서 개최된 지역 자율 R&D(연구개발) 사업 출범식은 지역이 주도적으로 R&D를 기획하고 권역의 혁신주체들이..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전 대덕구는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회와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요 현안과 지역발전과제를 논의하며 내년도 국·시비 확보를 위한 당정 공조에 뜻을 모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의회에는 김찬술 대덕구청장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장, 김기흥·박은희 대전시의원, 이삼남·정창희·서미경·정미선 대덕구의원, 대덕구지역위원회 부문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구는 내년도 국·시비 확보가 필요한 주요 현안사업 10건을 보고하고, 사업비가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주요 사..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